추앙의 호국영령을 기리며
추앙의 호국영령을 기리며
  • 제주신보
  • 승인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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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병역명문가·수필가

녹음이 짙어진 초여름 푸른 산하에 눈부신 햇살이 가득합니다. 유월에 맞이하는 현충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뜻을 가슴에 새기는 날입니다. 또한 현충일과 한국전쟁, 제2연평해전이 있는 유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여 추념하고 있습니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빛나는 공훈과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달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고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조국의 역사는 숱한 도전과 응전으로 얼룩진 수난의 역사입니다. 경술국치로 주권이 침탈당했으며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을 겪었습니다. 근래 제2연평해전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도발이 이어져 왔습니다.

우리는 일제의 침탈과 외세의 도전에 목숨을 바쳐 응전했습니다. 일제의 국권 찬탈에는 애국충정에 불타는 순국선열이 있었고, 한국전쟁과 제1연평해전에는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전몰 호국용사가 있었습니다. 임들의 숭고한 희생과 빛나는 공훈은 우리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단단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 기반 위에 오늘날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순국선열의 활동과 숭고한 희생의 발자취가 재조명되었습니다. 잊혀서는 안 되는 역사 속에 잊혔던 여성 독립운동가,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순국한 선열들이 속속 발굴되었습니다. 이는 후세의 책무이며 당연한 보훈의 실천입니다.

긴장이 드리워진 155마일 휴전선, 녹슨 철조망을 넘나드는 무심한 철새들은 이 땅의 처참한 역사를 알까요. 분단의 아픔에도 초연한 조국의 산하는 푸르기만 한데, 분단된 조국에 항구적 평화는 요원합니다. 근래에 비무장지대 긴장을 완화하고 여러 화해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서로 신뢰하는 진정한 평화 시대가 열릴지는 의문입니다.

한국전쟁을 비롯한 통한의 역사는 세월이 가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목숨 걸고 지켜낸 우리 조국.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애국충정은 생명의 소중함에 앞서 있었습니다. 오직 애국의 일념으로 장렬히 산화하신 임들의 거룩한 희생은 헛되지 않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빛나는 공훈은 후세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호국영령의 숭고한 얼이 깃든 이 땅에는 유족과 후손들의 소리 없는 절규가 있습니다. 빼앗기고 초토화되었던 산하에 만물은 회생하고 미완의 평화가 이어지지만, 유족의 비탄 눈물은 마르지 않았습니다. 순국선열과 전몰 호국용사를 추모하며 충정 어린 마음으로 깊은 상념에 잠깁니다.

호국·보훈의 소중한 가치가 국민적 공감대로 형성되어 애국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임들의 거룩한 희생과 빛나는 공훈에 보답하는 길이며, 유족의 시린 가슴을 보듬어주는 일입니다. 호국·보훈은 우리가 지키고 간직해야 할 고귀한 가치임이 틀림없습니다.

적대적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는 한반도에는 미완의 평화 속에 항시 안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투철한 안보 기반 위에 국력을 신장하여 외세의 도전에 응전해야 합니다. 초여름 햇살 아래 호국영령을 기리며 숙연한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진정한 추앙의 보훈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밝은 내일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