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별보고관에 하소연, 성과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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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신하, 백조일손유족회 고문

지난 3월 20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2층 소회의실에서 유엔 특별보고관 파비안 살비올리(Fabian Salvioli)씨와 제주4·3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나는 당시 고문으로 희생된 양은하씨의 사연을 들려주며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4·3사건으로 우리 집안이 경찰의 표적 대상이 되면서 희생되고 행방불명된 자가 남자 4촌 형제 17명 중 11명이라는 내용도 밝혔다.

양은하는 필자의 4촌 형님이다. 광복 후 민족지도자들이 좌우익으로 나뉘어 도민들이 엄청난 정신적 공황을 겪을 때, 백범 김구 선생이 제주를 방문해 시국연설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던 양은하는 서삼리(영락·무릉·신도) 학생 책임자들을 대동하고 1946년 7월 15일 제주북교 연설현장에 가서 백범 김구 선생의 연설을 들었다. 이후 1948년 2월 8일 저녁, 서삼리 학생회 주최로 영락리 향사에서 연극 공연이 있었다. 양은하는 개막식 연설에서 김구 선생의 연설문을 인용하면서 “통일 조국을 위해 5·10선거반대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날 밤 무릉지서에서 양은하를 연행해 모슬포지서로 이첩했고, 양은하는 1948년 3월 14일 모슬포지서에서 고문에 의해 숨졌다. 양은하의 사망 소식을 접한 부모 형제들은 모슬포지서에 달려가 항의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의 업무는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등의 이행을 돕는 것이라고 들었다. 파비안 살비올리씨는 “올해 6월 중 유엔본부에서 관심을 갖고 정의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유족들에게 약속했다. 이달 중 성과 있는 조치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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