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기억·행동, 삶의 궤적 만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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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경 작가, 10~23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서 전시회
평범한 일상 움직임 다매체로 드로잉·애니메이션 작업
자연·사회문제 관심과 표현 확장한 작품 만나볼 수 있어
이가경 작가는 10일부터 23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엉키고 가려진' 전시회를 연다.
이가경 작가는 10일부터 23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엉키고 가려진' 전시회를 연다.

스쳐지나가는 듯한 반복되는 일상은 권태롭지만 과거 내 삶의 흔적이기도 하다.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에서는 인간의 행동은 입버릇처럼 다니는 신념보다 자기도 모르는 믿음에 더 좌우된다.”고 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반복되는 현재 패턴 속 변주를 꿈꾸기도 하지만 내면에 믿음이 시키는 대로 지금을 살아간다.

평범한 일상의 움직임을 목탄 드로잉이나 판화, 종이 드로잉, 석판화 등 다양한 매체로 시리즈화해 표현해 오고 있는 이가경 작가가 제주에서 전시회를 마련한다.

움직임에서 역사적, 사회적 문제를 담아내 동시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이가경 작가는 10일부터 23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엉키고 가려진전시회를 개최한다.

이가경 作.
이가경 作.

한 작품에 순간과 그 이전 순간의 움직임이 동시에 담기는 독특하고 노동집약적 드로잉과 판화 수 백장의 순간들은 몇 초에서 약 3분 정도 사이 짧은 비디오 영상 설치로 제작되기도 한다.

그는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8정도 두께의 아크릴판 위에 이미지를 그려서 찍고 사포로 지우며 이미지를 덧그려 찍는 과정을 수백번 반복한다. 사포로 이미지를 지웠지만 흔적은 남겨지면서 우리가 스쳐온 과거가 판 위에 희미하게 보여진다. 그는 이런 작업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 기억과 행동이 축적돼 개인의 궤적을 만들어 간다는 걸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과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표현을 확장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가 오랜 기간 작품에 담아낸 일상의 기억이 중첩돼 어떻게 발산되고 있는지 드러낸다.

이가경 作.
이가경 作.

동네 철책선을 따라 걷고 철책망에 기대 언니와 실놀이를 하던 어릴적 일상의 기억은 경계지역의 정치·군사적 긴장감으로 연결된다. 철책선 시리즈작업은 2개 채널 애니메이션과 판화 시리즈, 실놀이 그림자로 설치됐다.

숲과 집과 사람들 마음을 숯덩이로 만들며 타들어갔던 캘리포니아 산불, 하와이 수중 화산 폭발의 연기 등은 각각 100장과 120장의 목탄 드로잉으로 그려져 애니메이션이 됐다.

전시 오프닝은 10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로 이날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진다. 전시 관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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