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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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특성화고에 고용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도내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15.6%로 추락했다. 재작년 31.5%였는데 작년 22.9%로 떨어지더니 올해 다시 10%대로 급락했다. 취업률이 2년 새 반 토막이 나 취직에 성공한 특성화고 졸업생이 10명 중 2명도 채 안 되는 상황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취업률이다.

일선 학교들은 취업률 추락 원인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어설프게 강화한 현장실습 규제 등을 지목하고 있다. 실습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고, 실습 선도기업도 20개가 넘는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토록 해 나서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 284개이던 현장실습 기업은 지난해 44곳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새로 신청한 곳이 한 곳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졸업생들의 취업 보장이 안 돼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걱정이다. 학생들도 아르바이트하며 일자리를 찾거나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트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특히 취업률이 떨어지자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도 줄어 2년 새 정원 미달에 처한 학교도 전국적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실로 특성화고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정책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습 사고를 막으려면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되는데 실습 자체를 꺼리도록 한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실습을 거쳐 졸업 후 정식 채용이라는 특성화고의 취업 루트가 꽉 막혔다. 특성화고 기피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성화고는 한때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는 학교였다. 대학진학 거품이 꺼지고 청년 실업난 해소에도 상당한 도움을 줬다. 현 정부에서도 고졸 취업 확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런 면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기술인력을 기업이 우선 채용하게끔 기능인 우대 제도를 적극 강구해야 한다. 차제에 미래 유망분야 위주로 특성화고 개편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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