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采薇/尤韻(고사리를 캐다/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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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心陀圓 金正心 (작시 심타원 김정심)

濛濛雨曉到春莽 몽몽우효도춘망 새벽 비 촉촉할 때 봄 산야에 이르면/

易折方長取蕨柔 이절방장취궐유 막 자라는 고사리 새순이 쉽게 꺾인다/

肥圓滑軟珍佳味 비원활연진가미 굵고 부드럽고 연하며 그 맛이 진기하여/

南州所産最知優 남주소산최지우 제주도 물산 중 최고품으로 알려졌다/

世景引茁披枯草 세경인줄피고초 세상구경 하자고 마른 풀 헤쳐 싹트는데/

失道朝行入定幽 실도조행입정유 사람들은 삼매에 빠져 길을 잃기도 한다/

異口同聲誠可貴 이구동성성가귀 누구라도 한결같이 참으로 귀하다면서/

女男少老喜相求 녀남소로희상구 남녀노소 서로 반기며 꺾으러 간다/

■주요 어휘

采薇(채미)=고사리 캐기. 원래 고비를 미()라 하고, 고사리를 궐()이라고 하나 혼용하기도 한다 ()=싹 줄, 싹틀 촬, 싹 절 濛濛(몽몽)=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모습 ()=풀이 우거지다 南州=제주 世景(세경)=세상의 경치 ()=헤치다. 펴다 珍佳味(진가미)=진미와 가미. 신비롭고 좋은 맛 誠可貴=참으로 귀엽다. 귀하다 入定(입정)=선정(禪定), 삼매(三昧)와 같은 말이다. 오직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이 집중되는 경지

■해설

우운(尤韻: 莽 柔 優 幽 求)으로 지은 평기식(平起) 칠언율시(七律)이다.

제주도의 4,5월을 고사리 철(蕨期)’이라고도 한다. 안개 자욱하고 습한 날 새벽에 고사리는 잘 자란다. 이런 날 제주사람들은 고사리를 꺾자고 들과 숲을 헤매고 다닌다. 고사리 꺾는 일에만 마음을 집중하다가 방향을 가늠하지 못하여 길을 잃기도 한다.

제주 고사리는 품질이 좋아 별미로 삼지만, 제사상에는 고사리가 채소 가운데 필구제찬(必具祭饌)이어서 집집마다 명절 제사에 대비하여 일년치를 이때에 장만하여 둔다. 요즘에는 산야에 야생으로 자라는 고사리를 농사부업으로 작물 재배하듯이 고사리 밭을 경작하기도하니 농작물 재배방법이 다양해짐에 새삼 놀란다. 자연이 주는 은혜에 감사하고 싶다.

<해설 심타원 김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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