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배째…업주 울리는 간 큰 청소년
술 마시고 배째…업주 울리는 간 큰 청소년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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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위·변조해 음주 후 청소년보호법 악용 신고…영업정지 등 피해

연합뉴스

미성년자들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하는 수법으로 식당 등에서 술을 마신 후 이를 빌미로 업주를 협박하거나 자진 신고해 업주를 처벌받게 하는 등 청소년보호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41)는 최근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박씨는 “얼굴이 어려보여서 분명히 신분증을 통해 미성년자가 아닌 것을 확인했는데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며 “고등학생이 대학생인 형의 신분증을 제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5명이서 먹은 안주와 술값만 10만원이 넘는다”며 “자신들이 술값을 아끼기 위해 자진신고를 한 것 같았지만 가게 내에는 CCTV도 없어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한 경우 업주에게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함께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란 영업허가 취소 또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하지만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도용해 주류를 구입한 청소년은 공문서 위조나 위조 공문서 행사에 해당되지만 청소년 법에 의해 별도의 처벌 없이 대부분 훈방처리된다.

12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지역에서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했다 적발된 사례는 2016년 21건, 2017년 20건, 지난해 25건 등 66건으로, 올해도 5월 말까지 9건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적발 사례 대부분이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지만 4건 중 1건 꼴로 신분증 도용 등의 사례가 얽혀있다”며 “해당 업주들은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하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면 어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피해사례가 지속되자 정부는 업주가 억울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식품위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12일부터 시행한다.

해당 개정안에는 신분증 위·변조와 도용 또는 협박에 의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을 경우 사업자의 행정처분을 면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주의 억울한 행정처분을 줄여준다 하더라도 법을 어긴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이 미비한 만큼 업주가 고의적으로 술을 판매한 후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며 행정처분만 피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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