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훼손 산방산 염소, 대책 세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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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방목한 염소의 개체 수가 늘면서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의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높이 395m, 직경 1200m의 산방산은 암벽지대에 풍란 등 희귀식물이 자생해 천연기념물 376호와 국가지정 명승 77호 등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이곳에 방목한 염소들이 야생화하면서 생태계를 훼손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지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십 마리로 추정되는 염소가 절개지나 숲에 서식하면서 온갖 식물을 먹어치우며 돌아다니고 있다. 초목뿌리까지 가릴 것 없이 먹어 치우는 먹성 탓에 희귀식물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특히 무리 지어 경사진 절벽을 이동하면서 바위돌이 떨어지는 낙석 피해도 키우는 모양이다. 염소들은 수시로 산방산을 내려와 인근 경작지에 피해를 주기도 해 농가들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지 오래다.

주민들은 10여 년 전 산방산에서 방목하던 염소 중 일부가 야생에 적응하면서 지금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 못할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염소가 산방산 일대 초목을 닥치는대로 포식하고 있지만 제지할 만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야생 상태라 거칠고 움직임도 빨라 포획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번식력이 강한 염소를 방치할 경우 산방산 생태계가 파괴될 거라는 주민들의 우려를 예삿일로 넘겨선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포획사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총기를 사용해서라도 개체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민원 예방을 위해 포획사업 시 사전 안내 및 계고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산방산은 난동호회와 환경단체들도 보존에 앞장서온 희귀식물 자생지다. 그런 곳을 보호한다며 입산을 금지시켰는데 한쪽선 염소를 방목했다니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이다. 영주10경에 포함된 산방산의 경관을 위해서라도 현지 답사해 보호·관리에 소홀함이 없길 바란다. 염소 무리가 비양도 환경 훼손의 주범으로 지목돼서야 포획에 나섰던 만시지탄의 일을 참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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