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섬은 오늘도 숨비소리 내며 물질 중이다
소섬은 오늘도 숨비소리 내며 물질 중이다
  • 제주신보
  • 승인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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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제주시 우도면 톨칸이해변(下)
‘해변의 여인’·‘클레멘타인’ 노래속에 이 세상은 이미 여름
얕은 곳부터 깊은 곳까지 포진한 태왁···바닥 순례길 이정표
바람난장 가족들이 제주시 우도면 돌칸이해변을 찾았다. 잔잔한 바다에 해녀들이 군집하고, 고요한 바다가 그들을 맞이했다. 유창훈 作, 내 마음의 풍경 '우도'
바람난장 가족들이 제주시 우도면 돌칸이해변을 찾았다. 잔잔한 바다에 해녀들이 군집하고, 고요한 바다가 그들을 맞이했다. 유창훈 作, 내 마음의 풍경 '우도'

어디로 향하든 아르페지오로 달려오는 은물결이다. 물결 위로 동승한 마음자락 가뭇없이 노닌다. 경계를 지워놓은 물빛과 주변 경관에 빠지다, 자연이 돼버린 듯 위안 한 자락 당도한다. 톨칸이해변을 벗어나오자 굽이진 해변이 고개 들어 동참하려 줄곧 올려다본다.

휘익 휙 새우깡 날려 갈매기 몇 홀려본다/갑판에서 바라본 우도행 저 바닷길/도항선, 방금 온 길도 흔적 없이 지워낸다//벌 나비나 바람은 내 취향이 아니다/제 꽃에 제가 겨운 나는야 제꽃정받이/잠자리 꽁지를 꽂듯 땅속에 알을 슨다//함부로 말하지 마라, 콩알만 한 땅콩이라고/무적도 숨비소리도 서빈백사 저 노을도/반쯤은 바다에 빠져 절반만 여문 거다//

-문순자의 우도땅콩전문

 

김정희·이정아·이혜정님이 문순자 시인의 ‘우도땅콩’ 전문을 릴레이로 낭송했다. ‘반쯤은 바다에 빠져 절반만 여문 거다’는 시어가 마음에 와닿는다.
김정희·이정아·이혜정님이 문순자 시인의 ‘우도땅콩’ 전문을 릴레이로 낭송했다. ‘반쯤은 바다에 빠져 절반만 여문 거다’는 시어가 마음에 와닿는다.

김정희와 시놀이팀의 김정희님·이정아님·이혜정님이 문순자 시인의 우도땅콩전문을 릴레이 낭송을 한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콩알만 한 땅콩이라고/ 무적도 숨비소리도 서빈백사 저 노을도/ 반쯤은 바다에 빠져 절반만 여문 거다그렇다. 우리의 자화상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자리한다.

퍼포머 김백기님, 가야금 연주와 퍼포머로 아우르는 박선주님이 퍼포먼스 을 펼친다. 나래이션은 이혜정님이다. 한 어부가 낚싯대 드리우는 강가다. 사람들이 모인 곳엔 문화와 역사가 고여 간다. 뭇 생명들은 서로를 조건 없이 받아주기에 상생하며 젖줄을 이룬다. 강가로 세운 도시가 비대해지고 인간의 욕망들이 스스로를 죽여 간다. 말없이, 쉼 없이 아래로 흐르는 강처럼 살자. 상생이 왜 아름다운가, 평화로운가를 되묻듯 앤딩이 된다.

 

김백기 퍼포머와 가야금 연주자인 박선주가 함께 퍼포먼스 ‘강’을 펼쳤다. 한 어부가 낚싯대 드리우는 강가. 흐르는 강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백기 퍼포머와 가야금 연주자인 박선주가 함께 퍼포먼스 ‘강’을 펼쳤다. 한 어부가 낚싯대 드리우는 강가. 흐르는 강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관홍이 가브리엘 오보에를 연주한다. 목가적인 선율에 미풍도 실어온다. 이관홍님과 황경수님의 색소폰과 오보에의 듀엣으로 키보이스의 바닷가의 추억연주에 내려다보니 바다가 꺼내 든 몇 장의 오선지 위에 음표를 그려놓고 있다. 사월과 오월의 해변의 여인’. 동요 클레맨타인을 난장식구들이 콧노래로 흥얼거린다. 앵콜 신청에 이관홍의 베사메무쵸 독주다.

 

이관홍님과 황경수 교수가 색소폰과 오보에의 듀엣으로 키보이스의 ‘바닷가의 추억’을 연주했다. 이어서 ‘해변의 여인’, 동요 ‘클레맨타인’을 들려줬다.
이관홍님과 황경수 교수가 색소폰과 오보에의 듀엣으로 키보이스의 ‘바닷가의 추억’을 연주했다. 이어서 ‘해변의 여인’, 동요 ‘클레맨타인’을 들려줬다.

장일남 곡, ‘기다리는 마음을 즉석 신청곡으로 받은 황경수 교수님, 2절은 메조소프라노 김지선님과의 이중창에 코앞인 듯 마주한 일출봉이 보내는 시선이 사뭇 뜨겁다.

사회자 김정희님이 가야금 연주에 쓴 즉흥시 톨칸이 바람난장을 낭송한다.

탑을 쌓는 바람이 /바다에서 올라와/ 돌칸이에서 논다// 바람피우는 가야금소리/ 우도를 깨우고/ 바닷물 흐르고 흐르네/ 물소리 조율하네// 귀를 간질이는 어머니 물소리/ 들다, 말다/ 돌아 돌아/ 톨칸이 나가는 바람난장/ 우도바당/ 개지름튼다*‘// *개지름트다(제주어):바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모양이다.

우도를 떠나는 길, 잔잔한 바다에 해녀들이 군집해 있다. 얕은 곳에서부터 깊은 곳까지 고루 포진한 태왁들의 기다림이 힘겹다. 물가의 하군해녀의 거친 숨비소리 너머로 당도하는 상군해녀의 긴 숨비소리가 여울진다. 이승과 저승 사이를 뒤척이는 진보라빛 마음 닮은 가시밭 순례길을 목도하다.

김정희=사회
시조=문순자
음향담당=박치현과 아이돌
메조소프라노=김지선
시낭송=김정희, 이혜정, 이정아
리코더=오현석
색소폰=이관홍
가야금=박선주
퍼포먼스=김백기
오보에=황경수
사진·영상=허영숙
반주=김정숙
해설=김철수 시인
현장답사=강문규, 문영택
음악감독=이상철
그림=유창훈
=고해자

다음 바람난장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강병대교회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