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광복절을 맞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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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은 고사하고 정부 차원의 위령제만이라도 열렸으면 억울한 영혼들이 구천에서 헤매지는 않을 겁니다.”
해마다 광복절을 맞지만 다른 이들처럼 기쁨으로 맞지 못하는 태평양전쟁 참전자와 유족들의 한맺힌 절규다.

15일 오전 11시 제주시 한라체육관 남쪽 광장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제주도지부(지부장 이공석)가 주최한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전쟁 참전자와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공석 봉행위원장은 이날 “당시 강제 징집은 일본에 주권을 침탈당한 상태에서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 일제를 위한 강요된 희생이었다”며 “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처절한 전선에서 사망해 구천을 떠도는 원혼과 부상자,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당시 참전했던 서상형씨(86)는 “1943년 58명이 함께 제주에서 강제 징집돼 전쟁에 참가했지만 1945년 말 제주에 돌아온 사람은 26명에 불과했다”며 당시 전쟁의 참혹함을 회상했다.

이날 위령제에 모셔진 1804명의 위패는 참전했다가 사망한 제주도민 중 그나마 이름이라도 확인된 사람들이다.

1942년부터 1945년 초까지 집중적으로 제주도민들이 태평양전쟁에 징집됐지만 당시 기록이 모두 폐기된 상태에서 도내에서 몇 명이 징집당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고 정부에서 관심을 두지 않아 일본으로부터 보상을 받기는커녕 수많은 이름모를 도민들이 어디에서 죽어갔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참석자들은 “정부 차원의 위령제를 하루빨리 봉행하는 것이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한 수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라며 “살아서 돌아온 참전자들은 물론 유족들은 평생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제57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이날 오전 10시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김영훈 도의회 의장, 김태혁 도교육감 등 도내 각급 기관.단체장과 광복회원,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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