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세무민(惑世誣民)
혹세무민(惑世誣民)
  • 제주신보
  • 승인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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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혹세무민은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인다는 뜻이다.

혹(惑)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해 어지럽힌다는 뜻이고, 무(誣)는 없는 사실을 가지고 속이거나 깔본다는 뜻이다. 잘못된 이론이나 믿음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고, 그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말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기도를 하다 보니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라가 망하기 전에 지켜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연말까지 청와대를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의 하야가 사람의 명령임과 동시에 주님의 명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교대해서 감방에 들어가라”는 등의 고수위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목회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운 혹세무민의 막말이자, 정교분리원칙을 위반한 정치개입이다.

전 목사의 막말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가 이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교회협은 “전 목사는 한국교회연합운동에 대한 몰역사적 인식과 거짓된 통계를 기반으로 대중을 호도하며, 한기총 대표회장이 마치 한국 교회 전체의 대표인양 자아도취에 빠진 채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정치 도발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회의 정치 참여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가치에 기초해야 한다”며 “복음의 핵심적 가치인 정의·평화·생명을 추구하며 한반도의 민주와 평화, 번영 등을 노력해온 우리에게 전 목사의 주장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스캔들”이라고 규탄했다.

교회협은 또 ‘전광훈 현상’은 한국의 분단냉정 권력 정치체계와 결합된 종교의 사회·정치적 일탈 행동이라며 여야 정치권은 종교를 정권의 쟁취와 유지를 위해 냉전적 파당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 목사의 정치개입은 그동안 지속돼왔다. 지난해 5월 19대 대선과정에서는 사전 선거운동으로 선거법을 위반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이것도 모자라 기독교정당 설립을 주도해 국회 입성을 목표로 지속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다.

목회자가 설교 등을 통해 역사나 정치현안을 언급하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기반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혹세무민하는 목회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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