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膾炙)와 구설(口舌)
회자(膾炙)와 구설(口舌)
  • 제주신보
  • 승인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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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회자인구(膾炙人口)란 사자성어가 있다. ‘인구에 회자한다’는 말로, ‘인구회자(人口膾炙)’라고도 한다. 맛있는 음식처럼 시문(詩文) 등이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며 칭찬을 받는 것을 비유한다. 유교(儒敎) 기본경전의 하나인 맹자(猛者)에서 유래됐다.

여기서 회자의 회(膾)는 날고기, 자(炙)는 구운 고기를 뜻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즐기던 음식이다. 누구나 다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회자는 긍정적이거나 좋은 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경우에 써야 한다.

반면 부정적이거나 나쁜 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땐 ‘구설에 오르다’는 말을 사용한다. 구설(口舌)은 ‘입과 혀’를 가리킨다.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다는 의미다. ‘입방아에 오르내리다’라는 표현도 종종 쓰인다. 입방아는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뒷얘기하는 일을 말한다.

▲지난 5월 하순부터 현재까지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며 큰 기쁨과 즐거움을 선물한 약관의 젊은이들이 있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바로 그들이다. 대표팀은 U-20 월드컵에서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준우승이란 신화를 창조했다.

‘죽음의 조’에 편성된 어린 태극전사들은 예선 1차선을 제외하고 매 경기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쾌거를 일궈냈다. 비록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아쉽게 패했지만 어린 선수들의 투혼은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그 과정서 ‘원팀’, ‘흙수저 리더십’, ‘흥興 축구’, ‘제갈용’, ‘막내형’, ‘빛광연, ‘골짜기세대’, ‘마법노트’, ‘체리주스’, ‘할 수 있지, 할 수 있잖아!’ 등 적지않은 조어(造語)와 어록이 회자됐다. 한마디로 풍성한 대화 소재인 게다.

▲이즈음 U-20 축구대표팀 못지않게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 소식도 있다. 전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과 관련된 얘깃거리다. 워낙 충격적이어서 지역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사건이다. 국민적인 분노가 이어짐은 물론이다.

고씨의 엽기적인 행각과 주변에 대한 구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갖은 추측과 유언비어가 쏟아지면서 애꿎은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여러모로 ‘회자’란 단어가 자주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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