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은 수다떨기 좋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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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키다리아저씨 접시꽃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 철이다. 정원을 비롯해 빈터에는 접시꽃이 행복의 메시지를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또한 투명성과 편리성 속에 안전성과 환경성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 페트병이 공터에도 나뒹굴고 있다. 접시꽃이 무척 슬퍼한다.

접시꽃은 심은 첫 해에 착근하고, 잎을 쭉 내민다. 잎을 바짝 땅에 붙여 겨울을 나는 식물이다. 엄동설한에 살아남기 위한 묘책이다. 지구상의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광합성작용만 한다. 식물의 오묘한 질서이다. 접시꽃은 심은 첫 해에는 줄기를 키우지 못하므로 주변 잡초와 경쟁에서 고군분투한다.

이듬해에는 하늘을 향한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키다리아저씨의 몸통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 자연의 가족에게 미소와 사랑을 보낸다. 키다리아저씨의 미소는 짙은 붉은색과 연한 분홍색이다.

우리는 키다리아저씨에게 하얀 꽃에 감사의 편지를 썼어 부친다. 미소와 감사와 사랑 속에 행복의 샘이 흐르고 있다. 키다리아저씨는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처마 밑에 앉아있으면 정원에 둥지를 튼 접시꽃은 언어가 아닌 물감으로 다가온다. 접시꽃은 자연의 도화지에 화려함과 수수함을 뿌려 놓은 것 같다. 이보다 더 정감이 가는 풍경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수다떨기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 절로 미소가 번진다.

접시꽃의 꽃은 촉규화, 뿌리는 촉규근, 줄기와 잎은 촉규묘, 종자는 촉규자라고 하며, 이들은 한방에서 약재로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촉규화는 복부통증, 질염, 피부, 장과 위 등의 건강관리에 의미있게 작용하며, 심리적 안정감에도 도움이 된다.

키다리아저씨 접시꽃이 무척 싫어하는 페트병은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용기로 이의 대부분은 음료 용기에 사용된다. 그 외에도 조미료, 화장품, 의약품, 음식 포장 등의 용기에도 이용되고 있다

뚜껑으로 사용되는 HDPE는 폴리에틸렌(PE)의 일종이다. PE는 밀도에 따라서 분류할 수도 있다. 그 중 HDPEHigh Density Polyethlyrene으로써 고밀도폴리에틸렌이다. HDPEPE 중 곁가지의 수가 적어서 높은 밀도를 가진다. 그리고, 단순한 분자구조로 인해 높은 결정화도를 가지기 때문에 튼튼하고 불투명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뚜껑 이외에도 각종 용기에 많이 사용된다.

HDPE를 페트병의 몸통으로 사용할 경우 PET보다 튼튼하긴 하지만 무거워져서 운반할 때 불편할 것이다. 페트병은 강한 충격을 견디는 강도 보다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라벨로 사용되는 것은 보통 폴리프로필렌(PP)이다. PP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담배의 표면 포장지이다. PP는 탄소와 수소로 구성돼 물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 소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서 흡습성이 매우 낮고 투명하다. 이외에도 테이프, 각종 포장재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페트병의 라벨에 PP를 쓰는 이유는 이것이 물을 흡수하지 않는 성질과 착색제로 쉽게 색깔을 입힐 수 있고 인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표면에서 제품의 다양한 특성을 담고, 그 상품의 얼굴 역할을 하는 라벨의 소재로는 적절할 것이다.

페트 용기는 1976년 미국 DuPont사가 탄산음료용으로 개발했으며, 국내에서는 1979년 식용유 용기로 처음 소개됐다. 지금은 지구가 이들의 천국으로 변했다. 키다리아저씨, 접시꽃은 페트병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언제쯤 접시꽃과 키다리아저씨와 페트 용기가 서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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