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난 시 고위험지역 대피 체계 '부실'
자연재난 시 고위험지역 대피 체계 '부실'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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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고 대피시설은 도보로 30분(2.7㎞)이나 이동해야

태풍과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 피해 위험지역의 대피 시스템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제주연구원이 제출한 자연재난 인명피해 예방 관리체계 구축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인명 피해 우려 지역 중 고위험도(5등급)로 분류된 10곳을 집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이들 지역의 대피소의 경우 이동 거리가 멀고, 대피 담당 공무원이 부족해 자연재난 내습 시 피해가 우려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피 시스템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집중관리지역 10곳을 보면 저지대 침수지역은 조천·신촌·협재·월정·화순·법환 해안가 마을 등 6곳이다. 해일로 인한 침수지역은 하귀·한담 해안가 마을, 파도 휩쓸림은 옹포 해안가 마을, 차량 침수는 산지천 남수각 일대다.

제주연구원이 대피 체계를 분석한 결과 한림고등학교(수용인원 1500명)를 대피시설로 설정한 협재지구의 대피 예상시간은 도보로 30분(2.7㎞)으로 이동 시간과 거리가 가장 길어 안전 취약계층은 신속한 대피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도보로 16분 이내에 있는 협재리 복지회관으로 지정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천읍사무소(280명)의 경우 조천지구에서 도보로 20분(1.3㎞) 소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피시설을 신촌동부마을회관과 신촌지아동센터로 지정하면 이동 시간을 20분에서 10분대로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천 주변에 있어 태풍과 집중호우 시 취약계층들의 대피가 어려운 하귀지구는 기존 대피시설인 하귀1리사무소(50명) 외에 윤정빌라를 추가로 지정할 필요성이 제시됐다.

남수각지구 대피시설은 기존 이도1동주민센터(10분·0.6㎞) 대신 동문공영주차장과 동문시장고객지원센터로 재지정하면 시간을 5분(0.2㎞)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정지구는 기존 대피시설인 구좌중앙초등학교(20분·1.3㎞)를 월정리마을복지회관(10분·0.4㎞)으로, 화순지구는 기존 화순리사무소(20분·1㎞)를 화순동하동경로당(10분·0.3㎞)으로 재지정 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연구원은 집중관리지역 대피 체계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맹목적 대피소 지정과 대피 계획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피소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장애인과 노인들의 거동 유무와 공무원 외에 지원 인력을 사전에 확보해 이동 수단 및 체계적인 대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대피 경로에 대한 실효성을 개선해 접근성이 있는 대피소를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연구원이 제출한 최종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자연재난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인 대피 시스템을 재수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