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국제 마약 루트로 활용되나
제주가 국제 마약 루트로 활용되나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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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대마초 20㎏을 밀반입하려다 제주세관에 적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성의 사례는 제주가 세계 마약상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남성은 제주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인천이나 김해 등 다른 공항에 비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남성이 들여온 대마초 물량은 충격적이다. 4만명 분량으로, 제주공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압수된 물량(30.9㎏)의 65%이며, 시가로만 20억원에 달한다. 남성은 자신은 운반책이고, 제주 반입에 성공하면 국내 다른 지역의 판매책에게 넘길 예정이었다고 진술했다.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 제주가 마약 반입의 주요 루트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통상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을 넘지 않을 때 마약청정국으로 분류한다. 인구 5000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기준선은 1만명이다. 2015년에 1만명을 넘어섰고, 2016년에 마약청정국가 지위를 상실했다. 지난해에만 1만2613명을 검거했다.

도내에서도 마약 범죄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렀다. 제주경찰이 올해 들어 최근 3개월간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판매자와 투약자 등 8명을 구속하고 22명을 입건했다. 직업별로는 대기업 사원부터 세무사, 요리사, 카지노 직원, 대학생 등 다양했다. 과거 연예인 등 일부의 전유물이었던 마약이 일반인까지 무섭게 파고들었다는 증거다.

마약 투약자 검거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마약을 조기에 적발하는 ‘국경선 차단’은 더 중요하다. 공항과 항만 등에서 적발해야 유통을 막을 수 있다. 그 점에서 제주국제공항의 검색 시스템을 신속하게 보완해야 한다. 현재 1명의 전문인력에게 마약류 엑스레이 판독을 전부 담당토록 하는 것은 무리다. 관세청은 제주세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관계 당국은 국제 마약상들이 제주를 관문으로 오판하지 않도록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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