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예고한 집배원들, 타당한 주장이다
파업 예고한 집배원들, 타당한 주장이다
  • 함성중 기자
  • 승인 2019.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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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노조인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그제 실시된 우정노조의 파업 찬반투표에서 참여 노조원의 92.9%(2만5247명)가 찬성했다. 제주지역도 전체 노조원 377명 중 371명이 투표에 참여해 93.5%(347명)가 파업에 동의했다. 토요 집배 폐지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후 수단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장기간 방치해온 당국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집배원들이 파업을 결의한 큰 이유는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로 질 낮은 근로환경에 있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9명이 과로사로 목숨을 잃었다. 2008년 이후 숨진 집배원은 200명에 달한다. 과도한 격무가 목숨까지 앗아가는 형국이다. 제주에서도 현재 5명의 집배원이 사고 등으로 장기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런 부작용은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가 주원인이다.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 연평균 2700여 시간에 달한다. 하루 평균 11시간이 넘는다. 이른 새벽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장시간 근로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나온 해법이 집배원 증원과 토요 배달 폐지 등인데 제자리걸음이다. 우정당국은 적자를 핑계로 외면하고, 정부 역시 손을 놓고 있다.

끝내 노사 합의가 결렬되면 다음 달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 집배 서비스가 멈추는 사상 초유의 우편대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집배원들이 파업을 결의한 건 1958년 우정노조가 출범한 이후 61년 만의 단체행동이다. 이를 계기로 집배원의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면 여론은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본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부문에선 적자지만 금융에선 연 50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수익을 돌려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거나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 외에 해법이 없어 보인다. 우정 업무는 수익 여부를 떠나 지속돼야 하는 공공 서비스이다. 사회적 합의와 정부 차원의 적극 개입이 필요한 이유다. 합리적인 선에서 절충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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