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공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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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정치부장

슬리핑인에어포트(Sleeping In Airports)는 세계 각국의 공항 이용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다.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를 했거나 노숙을 경험했던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세계 최악의 공항 톱 20을 선정하고 있다.

서비스가 엉망이고 혼란스러워서 피해야 할 공항을 목록에 올린 것이다.

‘진짜 짜증나고 불쾌하게 만든 공항’은 투자 부족으로 열악한 시설을 가진 개도국이나 분쟁 국가의 공항들이 대다수였지만 예외도 있었다.

2017년 기준 최악의 공항 14위는 미국 뉴욕의 관문인 라과디아 공항이 뽑혔다. 75년 전 개장한 이 공항은 낡은 시설로 인해 조롱의 대상이 됐다. 최근 항공기 지연 운항까지 겹쳐 뉴욕지역 항로에 혼잡을 불러왔고, 공항 내 부족한 편의시설로 여행자들의 불평이 속출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5년부터 4조원을 들여 공항 재건축에 들어갔다. 여행자들은 “재건축 공사가 끝나는 2021년까지 이런 불편함은 지속될 것”이라며 최악의 공항에 한 표를 던졌다.

영국에서 가장 형편없는 공항은 런던의 루턴으로 11위에 올랐다. 지난 1년간 지속된 수리 공사는 이용객들을 더없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한 긴 대기 열과 혼잡한 절차 등은 둘째 치고 항공기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공간에 모였더니 의자조차 없다는 사실에 여행자들은 좌절했다고 평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곳에 있는 보베-티유 공항도 여행자들을 뿔나게 만들었다. 이 공항은 자정이 되면 문을 닫으면서 여행자들로부터 분노를 샀다.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밖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던 경험담까지 더해져 최악의 공항 9위에 올랐다.

여객터미널 기준 수용능력이 연간 2589만명인 제주국제공항은 2016년 2920만명, 2017년 2915만명, 2018년 2906만명으로 적정 이용 인원을 초과했다. 평소에도 혼잡한 제주공항은 기상 악화 시 최악의 공항에 뽑힐 만한하다.

2016년 1월 23~25일 기록적인 폭설로 제주공항이 3일간 마비돼 관광객 6만명이 고립될 때가 그랬다.

관광객들은 1만원에 거래된 골판지박스를 깔고 공항에서 풍찬노숙을 했다. 이들이 삼시 세끼를 공항 안에서 해결하다보니 공항 내 편의점의 식품류는 금세 바닥났다.

활주로가 3일 만에 열리면서 관광객들은 탑승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사회관계망에는 특별기편마저 1200번째 대기표를 받고나선 망연자실했다는 사연이 올랐다.

2018년 1월에도 폭설로 결항 사태가 발생하자 야간 체류 승객 2500여 명이 공항과 주변 숙소에서 쪽잠을 자야했다.

다행히 매트리스와 모포 2700세트, 생수 7500병이 체류객들에 지급됐지만 곳곳에서 “어린 아이에게는 왜 모포를 주지 않느냐”는 승객들의 고함으로 직원들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언론마다 큰 제목으로 4㎝ 적설량에 공항이 마비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에 국토부는 제주공항 활주로 폐쇄는 제설능력(장비·시설) 부족이 아니라 제주공항의 구조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제주공항은 김포·김해공항과 달리 활주로가 1개여서 강설로 활주로가 결빙되면 제설작업을 하기 위해 활주로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 제주공항으로는 미래의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전제 아래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찬반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 반대 측은 제2공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제주공항 확충 방안에 대해 국토부가 철저히 무시·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확충만이 답일까? 포화에 이어 악천후 때문에 제 기능까지 마비됐던 제주공항이 세계 최악의 공항으로 뽑혀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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