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문관서 회화·설치 작품 등으로 확대
일각서 "공간 특성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사진전문 전시공간인 ‘산지천갤러리’가 개관한 지 2년도 안돼 전시 작품 장르를 시각예술로 확대해 운영한다.
산지천갤러리를 운영하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은 지난 29일부터 전관을 이용한 새로운 기획전시와 상설전시를 열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기획전으로 ‘화첩기행 2019 탐라순력도-산지천을 노닐다’가 마련됐다. 이번 기획전은 공모에 의해 선정된 것으로 민병권·박능생·신미정·오민수·유창훈·이성종·이창희 작가가 화첩작품과 제주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상설전에는 김수남 작가의 잠수굿 전시에 이은 ‘바다와 신앙’ 두번째 이야기로 1981년부터 1982년까지 집중적으로 촬영했던 영등굿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성산지역 고성리, 오조리, 신양리 영등굿을 담은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문봉순 제주섬문화연구소 연구실장의 심방 인터뷰 김명선 사진작가, 한진오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이 촬영한 최근 고성리와 신양리 영등굿 사진들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내달부터는 갤러리 내외부에 강태환·김선일·이승수 작가의 설치작품을 전시해 산지천갤러리 전체를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만드는 ‘공간잇기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이처럼 시각예술 분야로 확대해 운영되는 것을 보고 일각에서는 공간의 특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도내 한 작가는 “산지천갤러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긴 하지만 사진전문갤러리로 조성됐던 곳인데 회화, 설치 미술 등으로 확대되면서 정체성을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제주문예재단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은 산지천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이 반영돼 시각예술의 실험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라며 “또한 변화하는 영등굿의 현주소를 되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