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치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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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브로치는 핀으로 고정시키는 의복용 장신구를 말한다. 주로 여성들이 착용한다. BC 2000년대부터 볼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시대엔 ‘피불라’라고 했다. 당시엔 의복처럼 사용된 천이나 모피를 몸에 두를 때 이를 고정시키는 안전핀 용도로 쓰였다.

비잔틴 시대에 와서는 정교한 세공이나 보석으로 꾸민 브로치가 생겼는데, 오늘날 브로치의 원형이다. 근세 이후 의복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면서 수요가 줄어 오직 모자 장식용으로만 썼다. 그 이후 점차 여성 패션을 완성하는 장신구로 발전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브로치는 당초엔 귀금속이나 보석류로 만들었다. 그러다 1차 세계대전 후부터 의복의 기능에 맞춰 나무열매는 물론 플라스틱까지 재료가 다양해졌다. 대체로 스포티한 것엔 목각·가죽·금속 등 소박한 재료가, 드레시한 것엔 보석·귀금속 등 고급 재료가 쓰인다고 한다.

브로치는 옷과 조화를 이루며 여성의 몸치장을 돋보이게 한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로서 착용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자신의 어떤 취향의 사람인지 알리고,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얘기다. 그땐 말보다 더 강한 의미가 담겨 있다.

▲국제정치 무대에서 브로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적잖다. 그중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브로치 정치의 대가’라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는 주요 외교 활동 때마다 200여 개의 브로치를 바꿔 갈며 자신의 속내를 비췄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자신을 ‘뱀 같다’고 하자 대뜸 뱀 모양의 브로치로 응수해 이라크 측의 입을 다물게 한 게 대표적인 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을 방문했을 땐 햇살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환영만찬 당시 착용한 청록색 나비 모양의 브로치가 때아닌 화제다. 제1야당 대변인이 “파란나비는 북핵에 맞서는 사드를 반대하는 상징”이라며 브로치를 단 이유를 밝히라고 다그쳤기 때문이다.

그 주장이 맞는지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기에 청와대는 ‘나비 브로치’와 ‘사드 반대 리본’을 비교한 사진을 2일 공개했다. 그 결과 모양과 색상이 달랐다. 이와 관련해선 근거 없는 정치공세이자 트집잡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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