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목표와 서민 안녕 ‘우선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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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물방울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낸다’는 뜻이다. 송(宋)나라 때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에 실려 있는 고사성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의미도 갖고 있으나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끝내는 성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많이 인용된다.

위인들이 “위대함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목표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거론하는 이유는 이달부터 차고지증명제 도 전역 확대 시행으로 도민 불편과 비용 부담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 도의원들도 차고지증명제 전면 실시에 따른 도 당국의 준비 부족을 질타했다.

차고지증명제의 도 전역 시행에도 불구, 제주도가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주차장 수급 실태조사 및 주차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뒷북 행정’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필자는 차고지증명제 전면 실시에 앞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본란을 통해 준비 부족을 우려했다. 2017년 11월 23일자에는 서민들의 차고지 확보 문제, 읍면 지역의 준비 미흡, 제주시 구도심 주차장 부지 부족, 차고지 지원과 지지부진한 공영 주차장 확보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8시간 나무 베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6시간을 도끼 가는 데 사용하겠다“고 한 링컨의 말을 인용,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1월 17일자에는 ‘망치를 쥔 사람은 모든 것을 못으로 본다’는 말로 제반 준비에는 소홀하면서 제도 시행에만 집착하는 도 당국을 비판했었다.

▲제주의 1인당·세대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전국 최고 수준임을 감안할 때 차고지증명제의 정책 당위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1대당 연간 97만원에 달하는 유료 공영주차장의 임대료 부담이 만만찮은 데다 임대할 공영 주차장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모든 사물은 평안함을 얻지 못할 때 울게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서민들이 안녕치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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