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하는지 중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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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 내린다고 해 관광상품 예약 취소했는데 ‘맑음’
농민·골프장 등도 ‘울상’…기상청 “장마철 날씨 변화 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선착장에 관광객들이 양산을 쓰고 길을 걷고 있다. 제주신보 자료사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선착장에 관광객들이 양산을 쓰고 길을 걷고 있다. 제주신보 자료사진

최근 일기예보가 날씨 변화를 중계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로 강수 예보가 빈번하게 빗나가면서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관광업계와 농가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주말인 지난달 29일 제주 남부지방에 위치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 해안지역에 50~150, 산간 등 많은 곳은 최고 3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이날 한라산 삼각봉에 59.5의 비가 내리는데 그쳤고, 산간을 제외한 지역의 강수량은 5에 불과했다. 일부 산간지역 외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30일 역시 해안지역 30~80, 산간 150의 많은 비가 예보됐지만 이 날은 제주 전역 강수량이 0.5~1.5에 불과했고, 지난 3일에는 5~20의 비가 예보됐지만 정작 당일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진 것은 아닌 만큼 빗나간 예보로 인한 재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관광업계는 큰 비를 우려한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랐고, 농가 역시 제때 농약을 살포하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지역 A여행사는 지난달 주말 12일 일정으로 제주를 관광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출시, 관광객 40여 명의 예약을 받았지만 주말 폭우가 예보된 이후 모두 예약을 취소했다.

결국 수백만 원의 매출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사전에 예약했던 관광지와 식당, 숙박시설 등에 위약금을 지불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

B골프장은 지난 주말 예약했던 80개 팀 중 절반 이상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2000만원이 넘는 매출이 날아갔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주말에 300가 넘는 비가 온다고 예보가 났는데 누가 제주까지 와서 골프를 치겠느냐실제 폭우가 쏟아져 라운딩이 불가능했다면 임시 휴장이라도 했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던 만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비슷한 일을 겪은 골프장들과 함께 기상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 감귤농가들은 병해충 예방을 위한 농약을 살포해야 하지만 비 예보로 인해 제때 농약을 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양모씨(57)비가 내리면 농약이 씻겨나가는 만큼 비가 내리기 2~3일 전에 농약을 치는데 이것도 일기예보가 어느 정도는 맞아줘야 가능한 일이라며 지난 주말에 흑점병 약을 뿌렸어야 하는데 일기예보를 믿을 수 없어 아직도 약을 치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지역은 해안날씨와 산간날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다 장마철에는 장마전선의 움직임에 따라 날씨 변화가 커 정확한 예보가 어렵다면서 예보 과정에서 최대한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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