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오보청’ 소리 듣지 않으려면
기상청 ‘오보청’ 소리 듣지 않으려면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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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지역경제 특성상 다른 어느 지역보다 기상예보에 민감한 업종이 밀집해 있다. 농업은 물론 어업, 관광업, 골프장 등 날씨 변화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조급해지고 수입이 달라진다. 그래서 도민들은 날씨 예보에는 유독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예보가 빗나가기라도 하면 일상의 불편은 둘째치고 경제적 타격이 심해서다.

최근의 사례가 그렇다. 제주기상청은 지난달 29일 장마전선 북상으로 해안지역에 50~150㎜, 산간 등 일부 곳은 최고 300㎜ 이상의 폭우를 예보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한라산 삼각봉에만 59.5㎜ 기록했을 뿐, 대부분 지역은 5㎜에 불과했거나 강수량이 없는 곳도 있었다.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30일 역시 해안은 30~80㎜, 산간은 150㎜ 예보했지만, 제주 전역에 걸쳐 0.5~1.5㎜에 그쳤다. 지난 3일에는 5~20㎜ 예상했지만,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많은 업종이 뒤통수를 맞으며 피해를 보았다. 큰 기대를 하고 출시했던 여행사의 주말여행 상품은 물거품 됐고, 주말 특수를 노렸던 골프장은 예약팀 중 절반 이상이 오지 않아 2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날려버렸다. 오죽 허망했으면 이 골프장은 다른 골프장과 연대해 기상청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사정이 이러자 도민들 사이에선 일기예보가 예보가 아니라 일기 변화와 상황을 보면서 멘트하는 ‘일기 중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가 걱정이다. 장마전선 변화에도 갈피를 잡지 못해 허둥지둥하는데 장마 후 여름철 변화무쌍한 날씨엔 어떻게 대처할지 염려가 크다. 그땐 국지적 집중 호우 등 일기 변화가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엔 장비가 열악한 탓으로 기상 오보에 도민들의 평가는 대체로 관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슈퍼컴 등으로 하드웨어 면에서 선진국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보 역량을 키워야 한다. 도민들 입에서 ‘오보청’ ‘구라청’이란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려면 분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