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 숙려제’ 활성화 방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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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중단 숙려제’는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자 도입한 제도다. 숙려(熟慮)라는 단어가 말하는 것처럼 자퇴·유예 등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이나, 담임교사 등이 관찰을 통해 학업 중단 위기가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정기간(1~7주)에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학생 자신의 의사가 확고하고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면 학업 중단 의사를 존중하고 지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공부가 싫다는 이유 등으로 무작정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숙려제는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2013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한 후 참여자 3명 중 2명꼴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보면 마냥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우선은 이 제도의 성과가 뒷걸음치고 있다. 숙려제 참여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하는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3명 중 2명꼴은 학업을 계속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1명꼴은 그만두고 있다는 것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숙려제에 참여해 일주일에 상담을 한 차례만 해도 일주일 치 출석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 운용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은 당연하다. 숙려제에 처음 참가한 학생이 정작 운용 방식에 대해 실망한다면 여타의 수를 동원한다고 해도 백약이 무효가 될 공산이 크다. 도교육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만큼 이게 실제 수요자에게 어떤 동기 부여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학생들의 선호 프로그램은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서라도 확대해야지만, 반대로 기피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련을 갖지 말고 폐지했으면 한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교육 모토인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것과 달리 도내 학업 중단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숙려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비점을 보완하고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도 자신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학업 중단에 대해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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