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생명을 만드는 이에게 축복 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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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논설위원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설레는 일이다. 곧 다가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가 그리워진다. 어느 때나 국경일 대통령 기념사는 공들여 준비해서 발표하는 법이다. 특히 이번 8·15 기념사는 기대해 볼 일이다. 왜냐하면 이제 남북관계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뜻밖에 성사된 역사상 첫 남북미 3국 정상회동을 통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8·15 연설은 통상의 예를 벗어나 남북관계 도약을 위한 유의미한 선언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유동 국면에서 한 단계 도약할 만한 획기적이고 담대한 내용을 담은 대북한 및 대미 제안을 해야만 한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그런 평화·생명 체제를 선언함으로써 이웃나라와의 특수한 관계를 어떻게 진화·발전시킬 것인지 분명히 선언하고 추진해야 나가야 한다.

북한도 그동안 남한에 대해 여러 가지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한다고 아무 쓸데없는 남 탓 타령을 모두 중단하고, 기꺼이 민간교류부터 허용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문화체육예술교류 등 하기 쉬운 것부터 전면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한 답방부터 해야 한다. 그래서 하루든 이틀이든 삼일이든 남한에 머무르면서 같은 말을 들을 수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나 전하고 싶은 의견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녕 기대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아 김 위원장은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서 직접 2019년 9월 국제연합 총회 연설을 잘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북한이 왜 핵 무력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동안의 절박한 사정을 설명하고, 북한체제 안전보장과 대북제재 해제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세계 각국 대표들에게 간곡히 말해보았으면 한다.

이리하여 세계평화를 희구하는 나라의 정상들은 2019년 10월에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공식 개최할 수 있는 대화와 협상 조건을 창출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대통령은 각각 의회 눈치를 보지 않고 대통령 고유권한을 행사하여 한반도 문제를 해결, 처리, 정리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2020년에 해야 할 일은 그때 가서 잘하면 된다. 지금은 현재 조건과 정치 환경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각자 위치에서 잘하기만 하면 잘 되어 나갈 것이다. 만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의 포로가 되어 언론이나 의회의 발목이 잡혀 어떤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잘 하지 않고, 소중한 시간만 축내고 있다면 자신의 정치 생명과 육체적 생명을 단축하는 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해 두지 않을 수 없다.

이왕이면 남북미중 4국 정상회담은 세계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열렸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제주도는 많은 나라에서 정상들이 다녀가기에 편리한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7년 7개월 동안 이념전쟁과 대립을 벌이는 동안 엄청난 대학살을 치러낸 처참했던 비극의 역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공존과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이라는 천혜의 자연풍광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공항 건설을 강행함으로써 주민 다수의 반발을 사고 있고, 동아시아 최대 규모로 신설된 제주해군기지의 반평화·반생명 현장도 놓칠 수 없는 게 제주도이기 때문이다. 평화와 생명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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