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아닌 필수 ‘생존수영’
선택 아닌 필수 ‘생존수영’
  • 제주신보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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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본격적인 물놀이철이다. 제주를 포함 전국의 바닷가, 하천, 계곡 등엔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한데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즐거움에 흠뻑 취하다 보면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경우 급류에 휩쓸려 고립되거나 물에 오래 머무는 위급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그럴 때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당황해 허우적거리기 십상이다. 그러다 익사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기도 한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수중 안전사고 중 ‘제대로 헤엄을 못 쳐서’ 사망한 사례가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 물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그건 생존수영을 하면 된다. 생존수영은 말 그대로 물에서 생존하는 수영법이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물에 떠서 견디는 시간을 늘리는 수영 기술인 게다. 몸의 호흡과 자체 부력으로 자연스럽게 물 위에 뜬다.

실제 2017년 8월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학생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800m를 떠내려갔다. 하지만 이 학생은 생존수영법인 ‘잎새뜨기’ 자세로 30분이나 바다에 떠 있다가 해양경찰에 무사히 구조됐다. 생존수영이 생사를 가른셈이다.

▲‘잎새뜨기’는 나뭇잎이 물에 떠있듯 물에 대(大)자로 누워 둥둥 떠 있는 것을 말한다. 양 다리와 팔을 뻗어 몸의 부력을 만들고 숨을 크게 마시면서 편안하게 뒤로 누으면 된다. 체력 소모가 적어 물 위에서 장시간 버틸 수 있다. ‘누워뜨기’라고도 한다.

‘엎드려뜨기’는 물속에 얼굴을 넣고 가만히 버티고 있다가 호흡할 때만 물 밖으로 얼굴을 살짝 내밀면 된다. 파도가 높게 치거나 잎새뜨기가 잘 안될 때 활용하면 좋다. 페트병이나 옷·신발·과자봉지 등에 공기를 담아 뜨기에 이용하면 생존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생존수영은 누구나 익혀야 하는 필수 수영법이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어린이의 익사율은 10만명당 0.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생존수영을 의무 교육과목으로 지정한 덕분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에 생존수영의 중요성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제주에선 2016년부터 교육이 시작됐다. 올해엔 대상 학생 수가 2만명 가까이 된다.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허나 생존수영 교육을 진행할 인력과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