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기적
  • 제주신보
  • 승인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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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인연을 넘어 필연적인 관계로 만나지는 것이 부모와 자식이다. 살아가는 과정의 숱한 고비와 시련은 짜인 수순이며 불변의 법칙이다.

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시는 이는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서둘러 결혼을 하였으나 남편의 무능함과 폭력에 시달려 가출을 했고 숨어 지내다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를 출산하였다. 우여곡절 후에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내어주고 양육권만 받아 이혼을 했다.

어디서나 주목받는 외모에 유혹도 많이 받았지만 눈 감고 귀를 막아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 대접을 받으면서 몇 년 후에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리라 꿈을 꾼단다.

그분과 간혹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가게 문이 닫혀 있고 당분간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읽었다. 지극히 가정사라 궁금함을 참고 있었는데 초췌한 모습으로 찾아오셔서 하루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주면 감사하겠다며 연신 눈물이다.

머뭇거릴 형편이 아니기에 그러자 하고 따라나서니 그간의 사연을 들려주는데 건강하던 아들이 학원에서 수업 도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겉으로 보이는 이상도 없고 사진을 찍어봐도 딱히 집히는 게 없단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지고 계속해서 잠을 자면서 알듯 모를 듯 헛소리를 한단다. 이곳저곳을 다녀봤으나 조금의 진전도 없는 헛수고 란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종교가 있냐 물으니 어릴 적에 몇 번 다녀 본 적이 있단다. 그러면 그 힘을 빌려보자 하니 무엇을 못하겠냐 그리하겠단다. 강한 의지였다.

간절함 때문인지 곧이어 입에서는 통성기도에 방언까지 거침이 없었다. 깊은 명상으로 신의 능력을 보여달라는 당부에 화답을 하듯 환자가 이내 정신을 차리더니 하얀 옷을 입은 천사가 얼굴과 몸에 손을 대고 한참이나 주무르고 이제 건강해져서 우리가 했던 언약의 소중함을 지키라는 말과 아름다운 미소를 남기며 바람처럼 사라졌단다.

그간 모자 사이에는 대학 진학을 두고 의견 차이가 심했단다. 본인은 사회 복지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엄마는 약대를 목표로 하라는 한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단다. 누가 봐도 뻔한 승부였다.

그 후로 신학이나 난민을 위한 공부를 하고 싶다기에 잘했다고 칭찬과 응원을 보내주었다. 깨우침을 주는 교훈이자 가르침이다.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