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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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국민연금은 흔히 노후 대비의 열쇠라 불린다. 그런데 공무원이나 군인, 사학 등 다른 연금에 비해 지급액이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허탈해 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국민연금은 전체 수령자의 95%가 월 100만원도 못 받는 상황이다. 올 3월 기준 수급자는 모두 459만명인데 이 중 437만명이 100만원 미만 수령자로 파악됐다. 특히 300만원 이상 수급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반면 공무원연금은 93%가 월 100만원 넘게 받아 격차를 보였다. 전체 50만명 가운데 3만5000명(7%)을 제외한 대다수가 100만원 이상을 받았다. 300만원 이상 수급자도 12만명을 웃돌았다.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도 수령인원은 적었지만 수령액은 공무원과 비슷하거나 많은 혜택을 받는다.

▲적금을 깨듯 손실을 보더라도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조기연금 신청자는 지난해 4만명을 넘어섰다. 연령별로 20% 안팎에 이른다. 연금 받는 10명 가운데 2명은 불이익을 무릅쓰고 조기연금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 연금 지급시기를 1년 앞당길 때마다 월 수령액이 6%씩 깎여 5년 앞당겨 받으면 30%까지 감액된다. 예컨대 62세부터 타면 월 100만원인데 2년 앞당기면 14.4% 줄어든 85만8000원을 받는다. 일찍 받으면 손해라는 걸 알지만 퇴직 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하루라도 빨리 연금에 기대려고 하는 것이다.

그만큼 노후자금을 헐어 써야 할 만큼 노년 빈곤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지난해 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다.

▲우리나라 퇴직자들이 직장에서 밀려난 시기는 대부분 50~55세 때다. 다른 일자리를 구했더라도 소득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반면 자녀 교육비와 결혼비용, 부모 의료비 지출은 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작년 기준 52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당연히 노후 생계비로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액수가 줄어드는 조기연금 신청자들은 당장 문제가 생겼거나 노후 빈곤에 시달리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 국민연금이 방만하게 운용되면 2057년쯤 거의 고갈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금이라도 받아야 할 처지인 은퇴자들을 위한 대안을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다. 연금은 민초들의 여생을 위해 차곡차곡 채우는 곳간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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