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와 액비살포로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 일부 관정의 질산성질소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도내 지하수 관정 133곳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정밀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오염지표 항목 중 질산성질소 농도가 지하수 환경기준인 10㎎/ℓ를 초과한 관정은 모두 8곳이다. 이들 관정은 서부지역 7곳, 남부지역 1곳으로 서부지역에 오염된 지하수 관정이 집중됐다.
질산성질소 농도의 전체 평균값은 2.8㎎/ℓ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가장 높은 서부 지역의 한 지하수 관정은 25.9㎎/ℓ에 달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서부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2~3배 가량 높게 나타난 것은 축산업이 밀집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서부지역인 한림읍은 전체 양돈장 중 약 44%가 밀집돼 있다.
이처럼 서부지역 지하수가 질산성질소로 오염돼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가중됨에 따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2016년 한림읍 옹포리 한림수원지(1일 2만t)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췄다.
하루에 공급하는 2만t 중 1만t은 여과를 해서 보내고, 부족한 용수 1만t은 신규 수원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3년간 한림수원지에 대한 수질조사에 질산성질소가 ℓ(리터)당 최대 9㎎까지 나와 먹는 물 기준치(10㎎)를 육박했기 때문이다.
한편 2017년에는 서부지역에 있는 일부 양돈농가들이 가축분뇨를 지하수의 원천인 숨골에 무단 배출해 도민사회의 공분을 샀다.
당시 제주도가 불법 배출로 논란이 된 한림읍 상명리 인근의 지하수 관정 1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곳의 관정이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