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빨간불 켜진 서부 지하수, 대책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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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등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 관정이 축산분뇨에 의해 심각히 오염된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상반기에 도내 관정 133곳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다. 관정 8곳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지하수 환경기준인 ℓ당 10㎎을 초과해 검출됐다. 지역별로는 서부지역 7곳과 남부지역 1곳으로 이 모두 양돈장이 있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질산성질소 농도의 전체 평균값은 ℓ당 2.8㎎였다. 허나 문제의 최대 수치가 나온 곳은 서부지역이 25.9㎎으로 전체 평균의 9배, 남부지역은 17.9㎎으로 6배에 달했다. 특히 서부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수치가 2~3배 높게 나타난 건 축산업이 밀집된 영향인 것으로 보건환경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 한림읍 지역은 도내 전체 양돈장 가운데 44%가 집중된 곳이다.

앞서 2년 전에도 축산분뇨가 불법 배출된 한림읍 상명리 일대 지하수를 조사했더니 수질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마을 관정 14곳 중 9곳이 질산성질소 농도가 기준치를 넘긴 39.9㎎까지 올라갔다. 이 정도면 빨래 등 허드렛일에 쓰이는 수질기준을 밑도는 수치다. 한 번 망가진 지하수 수질은 몇 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준다.

이번 지하수 오염이 재차 확인된 곳은 대부분 서부권에 속한다. 수질조사 때마다 오염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관리 사각지대로 문제되는 곳이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개선되지 않는 건 상부 지층의 축산폐수가 지속적으로 지하수로 유입된다는 의미다. 이를 인위적으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쯤이면 제주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협받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차제에 오염원에 대한 점검·단속이 더욱 강화되길 촉구한다. 한림수원지 등 이미 오염된 곳을 되살릴 비상한 조치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실 물도 마음놓고 사용할 수 없다면 제주의 미래는 가히 재앙과 다를 바 없다. 이제 임시방편의 땜질식 전시행정이 반복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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