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와도 바닥…저류지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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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강수량 300mm에도
난산3호 저류지 텅 비어
제 기능 못 해 농민 속앓이
행정은 딴소리에 뒷짐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2010년 조성된 저류지가 최근 집중호우에도 바닥이 드러나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2010년 조성된 저류지가 최근 집중호우에도 바닥이 드러나 있다.

“3일 동안 폭우가 내렸는데 저류지가 금새 바닥을 드러낸다는 게 말이 됩니까?”

매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가뭄으로 인해 농민들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배수개선 및 재해위험지구 개선 사업 등으로 조성된 저류지(貯留池)가 물을 저장하지 못해 가뭄 시 무용지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있는 ‘난산3호 우수 저류지’.

최근 3일 동안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저류지는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 김모씨(51)는 “3일 동안 성산읍 일원에 30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주변 농지에서 흘러든 물이 저류지로 흘러들자마자 땅 속으로 빠지고 있다”며 “빗물이 모이지 않아 가뭄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집중호우 시 저류조에 물을 모아두면 가뭄때 큰 도움이 될 텐데 행정에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저류지는 서귀포시가 하천난산지구 배수개선사업으로 2010년에 2761㎡ 규모로 조성한 것이다. 저류지 주변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저수 용량이 5832t이라고 적혀 있지만 바닥이 드러난 상태였다.

고영욱 온평리장은 “우리 마을을 포함해 성산읍 중산간 일원에 저류지가 많이 조성됐지만 물이 고이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 이장은 “지금까지 조성된 저류지는 농경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고 저류 기능은 없어 가뭄 시 조금도 도움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지역에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34개지구 89개소에 저류지가 설치돼 있다. 총 면적은 75만5790㎡, 총 저수 용량은 266만4252t이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저류지는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로 물을 모아두는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저류지에 대해 ‘배수로를 따라 모여드는 물을 관개에 다시 쓰기 위하여 뽑아서 주위에 모아 두는 곳’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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