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살기 좋은 제주도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
가장 살기 좋은 제주도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
  • 제주신보
  • 승인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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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그동안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의 심정으로 고향 제주가 개발을 통해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평판받기를 학수고대해 왔다. 도민 모두가 합심하여 개발을 추진한다면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혁신지향적인 제주도가 곧 탄생할 것이라고 믿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가까이 추진된 제주개발상황은 전혀 녹록지 않다. 행정 일방적 논리에 따라 산만하게 추진됨으로써 당초 기대했던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난개발 그자체이고, 송사에 휘말려 있는 것도 하나 둘이 아니다.

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국외 거주자 1만8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관광의 나라이자 천연자원을 크게 갖지 못했지만 스위스가 조사 대상 33개국 중 외국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선정되었다는 보도였기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는 국토의 4분의 1이 알프스 산맥에 속한다. 스위스의 경제는 경공업 및 중공업뿐 아니라 국제무역과 은행업을 기반으로 한다. 시계·정밀기계·기계·화학 산업 등이 주력 기간산업이다. 관광업과 농업 또한 제주처럼 활성화되어 있다. 주요 농산물로는 곡류·사탕무·과일·야채·유제품·초콜릿·포도주 등이 있다. 우리에겐 알프스산맥과 관광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위와 같이 알짜배기 부국(富國)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매우 높다.

이외에도 싱가포르는 4년 연속 1위였다가 올해 2위에 머물렀으나 아이가 있는 외국인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나라로 꼽혔다. 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으며 스페인과 뉴질랜드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22위를 기록했던 터키가 올해 7위로 큰 폭 상승했는데, 그 이유는 개방적이고 외국인에게 ‘호의적인 공동체’와 ‘정착의 용이성’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스위스 거주 외국인의 82%는 자신의 모국(母國)에서 보다 스위스에서 삶의 질이 더 개선됐다고 했다. 그 동인(動因)으로 이들은 스위스의 깨끗한 환경, 낮은 범죄율, 치안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이들의 71%는 스위스에서 전체 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신의 가처분소득이 더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스위스 사례에 비추어 현재 제주개발상황은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가장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까?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제주에서는 현재도 깨끗한 환경, 낮은 범죄율, 안전한 치안 등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폐수·쓰레기 처리문제가 심각하다. 둘째로 도민 가처분소득이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다. 교육 여건도 양호하지 않다. 공동체 주거환경이나 개방성이나 호의성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셋째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평판 받고 있는 과천·전주·김해·청주·경주·대전·창원 등의 국내 도시와 비교해도 쾌적성·접근성·주거·건강생활·종합명성도 등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생각건대 앞으로 제주가 유수관광지이면서 국내외 모든 사람으로부터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평판받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전략적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개발정책 및 개발방향 또한 이런 점에 주안점을 두어 추진되어야 한다. 이 점이 제주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