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산물 통계 신뢰성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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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농산물 통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올해 산 마늘과 양파 생산량이 당초 발표했던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다. 생산량 예측이 빗나간 것은 비단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은 심각하다. 재배면적까지 줄이면서 자구 노력을 했던 농가들로선 대풍에 가격이 폭락하는 ‘풍년의 역설’에 한숨을 쉬면서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양파는 전국적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것보다 조생종은 2만5000t, 중ㆍ만생은 7만8000t 늘었다. 양파에서만 무려 10만t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마늘은 당초 발표보다 2만3000t 더 생산됐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엉뚱하게 전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평소 농민들이 농산물 통계를 신뢰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물론 농산물 통계라는 것이 재배면적과 단위 면적당 수확 예상량, 작황 등의 요소만을 대입 시켜 산출할 수 없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기상 등 변수가 많다. 올해 1~2월 평균 기온은 2.4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도 높았다. 봄에는 해가 많이 내리쬐고 비는 적게 내렸다. 그 결과 양파의 경우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7.6% 감소했는데도 알이 평년보다 굵어졌다. 마늘도 면적은 2.3% 줄었는데도 생산량은 늘어났다. 그렇다고 기상 여건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여러 변수 등을 감안해 예측이 더욱 정밀했어야 했다.

통계는 신뢰가 생명이다.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토대이기에 그렇다. 농산물 통계도 마찬가지다. 농가로부터 믿음을 얻어야 재배 의향 조사 단계에서부터 적정한 면적을 유도할 수 있다. 혹시나 하는 투기 심리에 빠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량 증감과 가격 등락에 따른 현실적인 수급안정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농산물 생산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예상이 빗나가면 ‘사상 유례없는’이란 말로 벗어나려고 해선 안 된다. 잘못된 통계에서 농가의 현실과 괴리 있는 정책이 나오고, 이는 결국 농촌의 시름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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