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우울증
  • 제주신보
  • 승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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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숨어 버리고 싶은 현실,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내는 경우가 있다. 자신과의 소중한 약속을 퇴색시키는 절대 금기 사항이다.

가족의 울부짖음을 귀로 듣고 눈으로 목격해야 한다. 이게 아니다 하는 후회는 잠시, 꿈이었으면 빨리 깨어나자 하는 게 익숙한 풍경이다.

늘 자부심 실린 목소리의 동생 이야기다. 몸담고 있는 쪽 계통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고개가 끄떡여지는 이름이다. 잠시 주춤거림과 나쁜 선례가 있었지만 명예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하는 호언장담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치열한 그들의 생활을 알기에 위로보다는 따뜻한 응원이 필요했다.

그런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듯 갑작스러운 부고를 전해 들었다. 영혼을 불러내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무섭고 떨린다며 흐느껴 울었다.

충분한 설명에 이왕지사 이제 미련을 끊어 내겠지만 아쉽고 섭섭한 것은 사랑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어 외롭고 쓸쓸했단다. 시기 질투가 난무한 직업이라 집에서는 차분히 쉬고 싶었으나 세상 물정을 모른 채 비교적 어린 나이에 시집을 온 아내와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었고, 남편의 유명세를 즐겨 바깥으로 다니길 좋아해 피곤했단다.

가치가 다른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왔고 부러움의 시선도 받았으며 나름의 방법으로 입지를 강화하던 중에 불신이 가정의 불행의 씨가 되었단다.

초심은 사라지고 미운 감정이 앞서 오해와 편견의 높은 담을 쌓았단다. 재기를 앞두고 처가의 도가 지나치는 간섭은 이 모든 것을 앞당기는 시작이었단다.

둘 사이에는 다행히도 아이가 없어 행복을 찾아가라는 당부였다. 그리고는 시골에 계신 부모에게 죄를 지었다는 때늦은 탄식이었다.

그런데 일을 마무리하면서 문득 이들은 전생에 무슨 역할을 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분명한 것을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이유였다. 이기심이 만든 필요에 의한 만남이었다. 언제나 편히 가려는 안이함과 그릇된 사고방식, 욕망이 만들어낸 헛헛함이다.

내일이 아닌 지금 지척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이제 죽은 이는 어려움을 피했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상당 기간 어둠과 자책 속에서 지옥을 경험해야 한다. 자살이라는 꼬리표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