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역류 고통 도외시하는 늑장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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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1리사무소 일대 주거지에서 툭하면 오수 역류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분류식 하수관로 공사가 완료됐는데도 비만 오면 도로는 물론 일부 가정집 화장실까지 오수가 역류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국은 사안의 다급성을 외면하는 모양이다. 이렇다할 조치를 차일피일 미뤄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말을 빌리면 해당 지역은 지난 10년간 오수 역류사고가 빈발해온 곳이다. 지난달 준공한 분류식 공사는 마땅히 이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전히 맨홀에서 오수가 뿜어나와 악취로 생업에 피해를 줄 정도다. 심지어 몇몇 가정집은 화장실 변기를 통해 오수가 거슬러 올라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역류된 오수는 그때마다 앞 바다로 직행해 수질 오염을 부채질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 같은 민원에도 도상하수도본부나 제주시는 예산 문제를 들며 요지부동이다. 솔직히 공무원들이 제집의 일이었다면 이리 늑장부리며 도외시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의 보강공사가 늦으면 늦을수록 주민들의 고통은 심해질 것이다. 작금의 행태는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무책임 행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문제의 분류식 하수관로 사업은 바다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 요체는 오수관과 우수관의 분리다. 오수가 우수관으로 유입되거나 외부로 역류한다면 사업을 펼 하등의 이유가 없다. 주민들이 부실 설계 및 시공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예산타령만 하고 있으니 부지하세월이다.

물론 당국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도내 곳곳에서 오수 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서다. 그렇더라도 큰 사업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미루기만 하는 건 주민 입장에선 직무유기요, 안일행정이 아닐 수 없다. 행정의 최상위 가치는 주민의 안녕과 행복에 있다. 지역사회의 민원을 더 이상 방치 말고 조속히 해결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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