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역사 다룬 '봉오동 전투', 시국 맞물려 흥행할까
승리의 역사 다룬 '봉오동 전투', 시국 맞물려 흥행할까
  • 제주신보
  • 승인 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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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의 3·1운동 이후 만주에서 독립군의 항일 무장투쟁은 더욱 거세졌다. 이듬해 홍범도의 대한독립군, 안무의 국민회군, 최진동의 대한군무도독부가 연합해 만주 봉오동에 집결,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일본군 월강추격대대는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 독립군 근거지인 봉오동 공격에 나섰다. 독립군은 봉오동 골짜기까지 일본군을 유인해 큰 승리를 거둔다. 이것은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의 최초의 대규모 전투이자, 독립군의 첫 승리였다.

오는 87일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전투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그러면서 역사책에 봉오동 전투와 함께 쓰인 영웅 홍범도가 아니라 일본군을 봉오동까지 유인한 이름 모를 독립군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군의 만주 독립군 토벌 작전이 시작되자 독립군 황해철(유해진 분)과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그리고 황해철의 오른팔 마병구(조우진) 등은 일본군을 봉오동까지 유인하고 지형을 이용해 싸우기로 한다. 일본군은 절대적인 수적 우위로 독립군을 압박해오고, 평범한 촌민이었다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든 독립군들은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서 목숨을 걸고 일본군을 유인한다.'

"일제강점기에도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원신연 감독의 말처럼 정규 훈련도 받지 않은 독립군들은 일본군에 맞서면서도 밀리지 않는 전력을 보여준다. 유해진이 연기한 황해철이 항일 대도를 휘두르면 일본군의 목이 댕강댕강 잘리는 것은 예삿일이고, 류준열이 맡은 이장하는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을 갖춘 데다 달리기까지 빠르다. 유해진의 몸에 부착된 보디캠은 황해철이 칼을 휘두르는 액션 장면을 더욱 실감 나게 한다.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일어선 독립군은 전국 팔도에서 모여 각기 다른 사투리를 쓴다. 염소를 키우다가,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다가, 마적질을 하다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일본군에 맞서 싸운다.'

일본군은 무자비하게 그려진다. 한민족을 상징하는 호랑이를 잔인하게 칼로 찔러 죽이는 장면부터 일본군의 잔혹함이 드러난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극 중 일본군이 자기반성하듯 "미개한 것은 일본군이다"라고 언급한다. 군인이 아닌 마을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죽여버리는 일본군과, 어린 일본군인을 살려두는 독립군이 대비돼 일본군의 무자비함은 극대화한다.

130분이 넘는 상영시간 대부분은 독립군이 일본군을 봉오동까지 유인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할애한다. 기존 역사가 주목하지 않던 이 과정이 깊이 있게 다뤄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나 액션 장면 등이 반복적이고 길게 묘사돼 집중도가 다소 떨어진다. 이 유인 과정이 결국 마지막 봉오동 전투 장면까지 이어지지만, 관객이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나라 뺏긴 설움이 우리를 독립군으로 만들었다"는 황해철의 말 등 영화의 메시지도 대사로 직접 전달돼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한다. 다만, 황해철과 마병구가 서로 주고받는 대사로 영화는 유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봉오동 등 만주를 재현한 로케이션이 눈길을 끈다. 극에서 독립군은 바위 절벽 틈을 뛰어 내려오고 가파른 언덕을 뛰어 올라간다. 독립군과 일본군은 풀숲 사이에서 총격전을 펼친다. 제작진은 실제 봉오동의 지형과 비슷한 곳을 찾기 위해 로케이션에만 15개월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특별출연한 배우들도 눈길을 끈다. 영화 후반부에나 공개되는 홍범도 장군을 맡은 배우는 묵직한 존재감을 준다.

무엇보다 영화 개봉이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일제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시기가 맞물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데다 영화 전개 자체도 예상할 수 있지만, 한국인인 이상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다.

원신연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봉일과 최근 한일관계 악화 시기가 겹친 데 대해) 부담이 있다""영화 기획은 5~6년 전이다. 그 당시에는 현실이 이렇게 변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