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窓枕亭觀漲/蒸韻(창침정에서 불어난 물을 보고/증운)
(152)窓枕亭觀漲/蒸韻(창침정에서 불어난 물을 보고/증운)
  • 제주신보
  • 승인 20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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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素農 吳文福(작시 소농 오문복)

大漲層波氣勢騰 대창층파기세등 크게 불어난 냇 물결 기세등등하여/

前途一掃迅馳能 전도일소신치능 앞길 쓸어버리며 재빨리 내달린다/

衝汯壞岸散沙石 충굉괴안산사석 부딪치는 물줄기에 모래 돌 흩어지고/

起派冲天落雪氷 기파충천락설빙 물줄기 하늘에 치솟으면 눈얼음 떨어지는 듯/

送匏群童齊拍手 송포군동제박수 바가지 띄워 보내는 아이들 일제히 손벽치고/

了耕孤老慮荒塍 료경고로려황승 밭갈이 끝낸 노인네 황량한 들판에 시름 짓네/

會亭騷客非娛眼 회정소객비오안 정자에 모인 논객들 눈은 즐기려 하지 않고/

將欲如斯訓服膺 장욕여사훈복응 자연원리 저 물과 같다는 가르침 새기려 한다/

■주요 어휘

=불을 창 =층 층 =빠를 신 =무너질 괴 =박 포 =밭두둑 승 =떠들 소 騷客(소객)=정자에 모여 갑론을박하는 촌로들을 표현했다 =이 사 服膺(복응)=교훈 같은 것을 늘 마음에 두어 잊지 아니함. 가슴속에 품어 둠 =옷 복 =가슴 응

■해설

우리 마을 앞내 개로천(介路川=川尾川)은 건천(乾川)이여서, 한라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갑자기 물어난 물이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소용돌이쳐 흘러 내려 장관을 이룬다. 냇가의 높직한 동산을 내 보는(見川) 동산이라 부르고, 문자를 쓰는 유식한 선비들은 관창대(觀漲臺)라 불렀다. 물 흐르는 소리가 우레와 같기에, 그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들었다.

50년대 서당(書堂)이 있던 때에는 학동들은 점수가 미달된 글짓기 초고를 모아 두었다가 조롱박에 담아 점착하여 이 냇물에 띄워 보냈다. 이를 송포희(送匏戱)라 했다.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떠내려가면 성적이 오를 징조라 하여 박수를 쳤다. 바다에 떠내려간 조롱박을 주은 잠수(해녀)는 아들이 장원할 징조라 하여 기뻐했다. 농사짓는 노인은 흐르는 물의 높이를 보고, 물에 잠겨 황폐해질 농토를 미리 예측하여 복구를 궁리했다.

이웃의 여러 마을 글 짓는 이들은 모여 시회를 열어 자연의 원리는 저 물과 같다(逝者如斯:논어 子罕)”는 공자의 말 성쇠(盛衰), 영허(盈虛)를 되새겼다. 작자도 하나의 냇물을 보고 즐기고, 살피고, 생각함이 다르듯, 천취(天趣)가 무진함을 읊어보려 했으나, 붓이 짧고 알맞은 시어를 찾지 못해 회고에 그쳤다.

최근 이 곳에 옛 문학의 유적지라 하여 정자를 짓고 선인이 지은 시비를 세웠다. 그래서 내()를 보는(觀漲)의 풍류를 복원했지만 서당이 없어졌기 때문에 송포희는 사라졌다. <해설 소농 오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