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마라톤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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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애, 변호사/논설위원

두 달여 전 이 지면을 빌려 우당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독서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글을 읽은 많은 지인들께서 응원해주시며 그 진행 상황을 다음 칼럼에서 이어가달라고 요청해주셨다. 그렇다면 마지못한 척 글을 또 쓸 수밖에 없지!

나는 4명이 2만 페이지를 읽는 단체전에 출전하고 있는데, 대회기간이 3분의 2 정도 지난 상황에서 4명 모두 각자 4000여 페이지 안팎을 이미 읽은 상황이므로 완주가 눈 앞이다. 문제는 지난 칼럼에서 호언장담한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인데, 팀원들을 독려하여 막판 스퍼트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독서마라톤대회는 ‘책 읽는 제주’를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니, 나도 더운 여름날을 함께 보내기 좋은 책 몇 권을 이 지면을 빌려 제주신보 독자님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기회에 아예 제주신보에서 강전애의 책 추천 코너를 만들어주시면 열심히 할 자신이 있음을 말씀드린다.

일단 필자의 독서마라톤 용 독서취향에 대해 얘기하면, 에세이 종류가 속독에는 가장 좋을 것 같지만 왜인지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어서 저자를 직접 만나는 등의 특별한 경험이 없는 한 개인적 취향으로는 잘 읽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보상이 따를 거라는 자기계발서는 책값 거저 버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마라톤은 읽은 페이지 수를 기록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 책들은 솔직히 좀 멀리하는 중이고, 결국 요즘의 취향은 편하게 넘어가는 인문서적들에 꽂혀 있다.

첫 번째 소개하고 싶은 책은, 명불허전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많은 분들께서 이미 읽으셨을 것이다. 저자는 교수인데, 학생들을 홀리는 강의용 살짜쿵 과장을 섞은 듯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올여름 휴가계획이 따로 없는 분들께 추천한다. 책 자체가 워낙 두꺼워서 처음에 손이 안가는 건 사실. 하지만 10페이지만 읽어도 당신은 이미 이 책에 빠져있다.

두 번째는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 어떻게 행복해지는가가 아닌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는 이유 자체에 대해 찾아가는 내용이다. 오랜 기간 행복에 대해 연구해 온 교수인 저자는 생존과 번식, 행복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힘든 일을 겪은 분들께 추천한다. 이 책에서 인용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통은 뇌가 느끼는 것이기에 몸과 마음의 고통에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고로 마음이 아플 때 타이레놀을 먹으면 완화된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언급된다. 이 책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이 본인 스스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그 고통을 이겨내는 전환점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고희범 제주시장의 ‘이것이 제주다’. 시장의 친필사인과 함께 책을 받았을 때만 해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인사이트가 있는 책일 거라고는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른께서 직접 주셨으니 한 번 읽어 봐야지라는 약간은 건방진 생각으로 책을 시작했다가, 책을 덮을 즈음엔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 우리 동네 시장이라는 것에 감사하다’는 종교 수준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제주로 이주해 와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께 특히 추천하는데, 제주의 자연과 역사에 대해 담담하게 진솔하게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제주신보에서 제게 책 소개 코너를 주실 때까지는 이 정도로 하고, 다음 번 칼럼을 쓸 때는 독서마라톤대회에서 대망의 1등을 했는지 못했는지 말씀드리겠다.

‘책 읽는 제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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