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감소와 불투명한 재무구조 등으로 도내 분양형 호텔들이 내부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심지어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던 한 호텔에선 흉기를 휘두른 칼부림 사건까지 발생해 근본처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 3일 서귀포시 한 호텔에서 투자자가 내세운 운영사 직원에게 흉기로 중상을 입힌 시행사 측 운영업체 대표 50대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이 벌어진 호텔은 201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나 약속된 확정수익을 주지 못하면서 영업권을 놓고 위탁 운영사와 투자자 간 갈등을 빚고 있다. 곧 운영업체가 2곳으로 나뉘 ‘한 지붕 2개 살림’식으로 경영하는 것이다. 심각한 건 과당경쟁으로 다른 분양형 호텔들도 도미노식 내부 분쟁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분양형 호텔은 151곳이다. 이 중 30% 넘는 곳이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 3곳 중 1곳이 소송전인 셈이다. 제주만 해도 56곳 중 12곳이 소송 중이거나 복수영업으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형 호텔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위탁 운영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양형 호텔의 불안정한 재무구조 탓이다. 분양 당시엔 많게는 10% 이상의 수익보장을 광고했지만 호텔 공급과잉과 관광객 감소 여파로 약정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통상 적정 객실가동률은 70%쯤으로 보는데 지난해 제주지역 객실이용률이 50%대로 떨어졌다니 심각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위기에 처한 분양형 호텔의 실상을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방치할 일이 아니다. 복수 운영사간 갈등이 존치하는 한 언제든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어서다. 정부가 하루빨리 법을 손봐 규제조치와 보호장치를 찾는 게 중요하다. 도 당국도 수요 예측 및 적정 관리로 피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할 시점이다. 중장기적으론 숙박시설 진단을 위한 관리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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