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노동자의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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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수필가

직업은 개인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정신적·육체적 노동의 대가로 경제적 급여를 받으며 생활하는 사회활동이다. 직업은 소득을 얻어 의식주를 해결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개인이 직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에 참여한다. 사람이 재능과 능력에 따라 일을 선택하여 업(業)에 종사하는 그 자체가 일상적인 삶이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된 현대 정보사회는 인간의 생산적 활동에 따라 직업이 세분된다. 현대사회는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산업의 출현하기를 빠르게 반복한다. 사람들은 생활에 필요한 물자 생산자이며 동시에 소비자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선 고유한 의미의 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활에 필요한 일들이 여러 집단에 의해 산출되고 성과를 교환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직업이 성립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한국 직업 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수는 2014년 현재 1만1550개라 한다. 직업 수의 증대는 인간 생활양식이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해짐을 시사한다.

다양하고 세분된 직업군에 따라 노동의 형태도 다르다. 직장에는 사용자와 고용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위직과 하위직 등 여러 신분 관계가 성립한다. 조직을 관리·경영하는 협동행위는 신분과 지위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

직장의 사용자는 최소 인원과 비용으로 목표달성을 추구하지만, 비정규직이나 하위 노동자는 적정한 임금과 노동, 인간다운 삶을 바란다. 현실은 노동자의 부족한 임금과 격무, 신분 불안으로 직장에 대한 불만이 쌓인다. 이를 해소하려는 노동자의 요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노동쟁의가 발생하게 된다.

뜨거운 여름 칠월에 학교급식과 돌봄 교실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와 우정노조의 단체행동이 있었다. 이들의 요구는 신분보장과 임금인상 등이다. 우정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과 인원증원을 요구했다. 과도한 노동시간과 고된 일로 집배원이 과로사한 사실에서 그 주장은 이해할 만하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파업했고, 우정노조는 정부의 중재안을 수용 가까스로 파업을 철회했다. 학부모에게 혼란이 있었지만, 다행히 우편 대란은 피했다. 공공부문 노조 파업의 영향력은 학부모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미쳐 사회적 파장이 크다.

노동자는 왜 파업을 하는가. 무직일 때는 임금, 비정규직을 불문하고 취직이 목표지만, 막상 취직되면 신분보장과 임금인상 등 안전 욕구가 생긴다. 욕구가 성취되지 않으면 쟁의가 발생하고 단체행동으로 이어진다. 우리 헌법에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노동삼권이 보장되고 있어 당연한 일이다.

매슬로(Abraham Maslow)는 인간의 5단계 욕구를 주장했다. 인간은 식욕, 수면 등 1단계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안전 욕구, 사회적 욕구 등 상위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현실이 불만족하며, 상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투쟁한다.

공공부문 노조의 요구는 직장의 노사관계를 넘어 온 국민에게 이해관계가 있다. 이들의 요구는 교육청이나 우정본부에서 전격 수용하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신분보장과 임금인상, 근무 여건 개선 등에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그 비용이 해결되어야 하므로, 사용자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요구 대 적정 인력, 예산 확보 계획을 잘 검토하여 점진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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