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과 극일(克日)의 조건
경제 전쟁과 극일(克日)의 조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끝내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조치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한일 간 경제 전쟁이 본격화됐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북한도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위협을 하고 있다. 이처럼 안보·외교·경제 상황이 엄중한데 여야 정치권은 초당적 대처보다는 서로 물어뜯지 못해 난리다.

▲손자병법 ‘시계편(始計篇)’에 전쟁의 조건으로 ‘오사칠계(五事七計)’가 나온다. 오사는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이다.

전쟁을 하려면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고 기후와 지형적 조건을 유리하게 하고, 유능한 장수가 있어야 하며 법과 제도가 완비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칠계는 전쟁 상대와의 비교다.

첫째는 군주는 어느 쪽이 훌륭한가, 둘째는 장수는 어느 쪽이 유능한가, 셋째는 기상과 지리는 어느 쪽이 유리한가, 넷째는 법령은 어느 쪽이 철저한가, 다섯째는 군대는 어느 쪽이 더 강한가, 여섯째는 병사들은 어느 쪽이 잘 훈련됐는가, 일곱째는 상벌은 어느 쪽이 분명한가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에서 이기려면 청와대와 정치권, 기업, 국민이 한마음이 되고, 기술 혁신을 위해 법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풀이해도 무방할 것이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자’는 또 장수의 위험 요소를 5가지로 정리하기도 했다.

첫째는 앞뒤 재지 않고 죽자고 덤비기, 둘째는 싸움은 어찌되든 내 한 목숨 살기에 연연하기, 셋째는 성질 급하고 쉽게 화내기, 넷째는 혼자 깨끗한 척하며 명예에 집착하기, 다섯째는 보호할 능력도 안 되면서 백성 사랑하기다.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여야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상대를 알고 나를 안다)없이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펴거나, 경제 현장의 어려움은 살피지 않고 반일 감정에 호소하거나, 싸워서 이길 생각은 않고 총선용 정쟁거리로만 이용하고 있지는 않는지 위정자들은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맹자는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고 했다.

하늘이 돕는 때도 지리적 이점보다 못하고, 지리적 이점도 국민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