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賊反荷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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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 칼럼니스트

역시 일본은 일본을 못 넘는다. 세계평화를 깨뜨렸던 전쟁 망상을 까맣게 잊은 나라, 이상한 사람들이다. 끔찍한 만행을 저질러 놓고 눈곱만치도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른다. 그럴 심산도 아니고 역사를 학습해 피드백하려는 의지도 없는 한심한 나라, 낯 두꺼운 사람들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은 불유쾌한 문법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밀접할 뿐 이웃이 아니다. 사촌 아닌 이웃은 이웃이 아니잖은가. 그런 나라, 그런 민족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남의 나라를 침탈해 짓밟으며 갖은 수탈을 일삼은 역사의 죄인이다. 우리에겐 맺힌 한(恨)이 있다. 가슴 에고 뼛속에 절었던, 그들이 우리 역사에 남긴 아픈 상처는 시간이 흐른다고 치유되지 않는다. 작금에 또 상처를 도지게 헤집어 놓고 있잖은가.

이번 수출 규제는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엄연한 보복 조치다. 과거사에 눈감는 일본은 염치없는 청맹과니다. 수출 규제라는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더니 급기야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우(愚)를 범했다. 그렇잖아도 살얼음 딛고선 형국이던 양국의 우호 관계에 파국을 불렀다. 경제침략으로 또 선을 넘었다. 이 조치가 오래전부터 아베의 지시 속에 주도면밀하게 추진돼 왔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일본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종 단호한 어조로 일관했다. “가해자 일본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일본이 우리 경제를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쾌도양단이었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 맞불을 놓으며, “다시는 지지 않겠다.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적반하장이란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그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어리광이고 무례라고. 언어도단이다. 그게 일본의 속성 아닌가. 깨어나려면 멀었다.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 일로인 배경엔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해 있다는 그쪽 언론의 분석이 있다. 한국 경제가 더 이상 일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게 성장하면서 일본이 한국의 추월을 두려워한다는 시각이다.

직시해야 할 게 있다. 수교 이후, 일본은 무역에서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일련의 조치로 핵심 수출국인 한국과의 관계 단절이란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수출로 먹고 사는 그들이다. 한국 수출길이 막히면 저들도 타격을 입을 건 불 보듯 빤한 일이다.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금 조기회수 등 금융제재와 교포나 일본 체류 한국인에 대한 신분상 제약 같은 불이익이 주어지리라는 게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 추가 보복이 이어질 거란 애기다.

일본이 우호를 버리는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유지하는 게 맞는가. 그래야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리는 IMF 때 외환위기를 최단기간에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일본은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다. 급박하게 맞은 위기가 기회가 되게 경쟁력으로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나서지 않았는데도 일본제품 안 사기, 일본 안 가기 운동이 전국으로 퍼지는 확산 기류다. ‘보이콧 일본’을 외치는 목소리가 절규로 바뀌고 있다. 우리에겐 고비 고비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온 역사가 있다.

또 한 번 고비를 맞았다. 일본의 콧대를 꺾을 절체절명의 기회다. 똘똘 뭉쳐 일본을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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