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란 산수의 형세와 방위 등 환경적인 요인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지어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배산임수’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비보풍수(裨補風水)’로, 제주에서는 거욱대(방사탑)가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통신·이동·주거·여가·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00년 역사 최대의 풍요와 안락한 시대를 자랑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인명, 재산피해위험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생활의 근간인 주택, 대량이동수단의 도로, 대규모 생산 공장, 숙박 및 오락시설 등 사람이 위치한 장소 모두가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 엄혹한 21세기의 한 단편이다.
지난 1월부터 6월 말까지 상반기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각종 사고를 당해 병원치료를 받은 환자가 1만9995명에 이르는데 이 수치는 제주의 안전척도가 전국대비 최저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년 대비 31%가 감소한 결과이긴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청정 제주와 안전한 제주가 최고의 가치라고 할 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도민의 안전을 위한 공공서비스 재난대응시스템의 개발과 정착이며, 둘째는 전 도민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을 위한 정책참여라고 할 수 있다. 즉 주택용소방기구비치, 긴급차량통행양보, 주·정차금지구역준수, 화재 시 무리한 진압 활동보다 신속한 피난 우선대책, 무분별한 불법 소각행위금지 등 안전의식이 정착된다면 안락이 아닌 스스로 안전한 세상을 가꾸는 비보풍수의 비결과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허은석, 서부소방서 대정119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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