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예방, 사회적 관심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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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지난달 말 대전광역시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색적인 장례식이 열렸다.

이 장례식의 주인공은 혼자 외롭게 원룸에서 생활다가 이 세상을 마감한 72살의 할머니.

장례식장 단상 위에 국화꽃과 향, 술이 놓이고 빈소가 마련됐다.

대전지역 3곳의 장례식장에서 장례장소와 물품을 지원하고, 가족이 없어 상주(喪主) 대신 이 지역 한 대학교 장례지도과 학생들이 추모의식을 진행했다.

가족이나 친구 등 돌봐줄 사람 없이 쓸쓸히 생활하다 생을 마감하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대부분 별도의 추모의식 없이 곧바로 화장(火葬)하는데, 대전의 한 구청이 빈소를 차리고 장례를 치러주는 이른바 ‘공영 장례식’을 마련했다.

이 구청은 무연고자의 경우 추모의식 없이 바로 화장을 해오던 조례를 개정해 지난 7월부터 공영장례를 시작했다.

이 공영장례식의 할머니처럼 질병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가족 간 관계가 단절된 가운데 혼자서 외롭게 생활을 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세상과 이별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썩는 악취로 발견되는 무연고 고독사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고독사와 연관된 우리나라의 무연고 사망자는 2013년 1271명에서 2014년 1388명, 2015년 1679명, 2016년 1832명, 2017년 2020명, 2018년 2549명으로 매년 늘고 있으며,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지역에서도 홀로 살다가 주변과 단절된 채 아무도 모르게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김승희 의원의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2013년 무연고 사망자는 46명, 2017년 47명, 2015년 56명, 2017년 61명, 2018년 49명에 이르고 있다.

무연고 고독사는 주로 홀로 사는 중장년층과 노년층 및 노숙인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청년층에서도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부산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의 고독사가 청년층 고독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여성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돼 사망한 지 40여 일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제주지역에서도 40대에서 매년 5명 안팎의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독거노인 수는 2016년 1만1254명, 2017년 1만1170명, 2018년 1만956명에 이르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핵가족화의 진행으로 혼자 사는 노인가구가 늘면서 혼자서 쓸쓸히 죽음을 맞는 노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여기에 실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서 사회와 단절돼 혼자서 은둔하는 청년층 역시 고독사의 위험에 놓여 있다.

고독사는 사회적 방임이다.

제주시는 제주시 홀로 사는 노인 지원센터에 사업을 의뢰해 관내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주 1회 직접방문, 주 2회 안부전화를 하면서 주기적인 안전 확인 등 노인 돌봄 요양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고독사에 대한 대책은 주로 노년층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적 곤란함 등으로 외롭게 홀로 살고 있는 청장년층을 위한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상당수 소외계층들이 전기요금이 무서워 선풍기도 제대로 켜지 못한 채 더위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이들을 위한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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