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에도 대책 없어 야외서 그대로 진행
무대 위 관객 의자 배치···공연 축소·무대 협소
“공연장 활용 높일 대책마련 필요”
제주해변공연장이 우천시에는 공연장 기능이 완전히 상실돼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오후 8시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제주해변공연장에서 제주국제관악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실외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행사가 모두 가까운 실내로 장소가 변경됐지만 해변공연장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관악단공연이 예정대로 열렸다.
이날 쏟아지는 비로 비가림막이 없는 1188석의 노천객석은 텅텅 비어 있었고,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는 우비를 준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또 관객들이 비를 덜 맞을 수 있도록 임시방편으로 무대 위에 70여 개 의자를 배치해 자리를 마련했다.
협소해진 무대 위 공연팀은 최선을 다해 연주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자리였다고 했다.
또 이날 음향 시설마저 말썽을 부려 연주단과 관객에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했다.
몇 년 만에 제주국제관악제를 찾은 분당윈드오케스트라 윤선중 지휘자는 “오랜만에 제주국제관악제를 찾았고, 단원들도 준비를 많이 했는데 날씨 영향으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며 “오케스트라는 자리 배치도 중요한데, 좁아진 무대 영향으로 관객들에게 음향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육군군악대도 대규모 퍼포먼스를 준비해 관객들에게 선사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대신 소규모 콘서트로 진행하고, 가까이 있는 관객과 호흡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사실 제주국제관악제는 오래전부터 제주해변공연장 무대 활용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제주해변공연장은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답지만 관악제 개최 시기에 태풍이 오거나 갑작스런 폭우가 내릴 수 있어 날씨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며 “특히 비가림막 시설이 없어 공연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주변에 적당한 공연 장소가 없기 때문에 조직위원회는 악천후로 인해 해변공연장을 사용할 수 없을 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계 종사하는 한 지역예술인은 “금관악기를 바탕으로 한 관악제였기 망정이지 목관악기 위주의 공연이었다면 아예 행사가 취소될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반면 삼아 제주도에서도 해변공연장 활용에 대해 장기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