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풍(日風) 북풍(北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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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선거에서 승부를 가르는 3대 요소가 있다. 인물, 구도, 바람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도 이것은 유효할 것이다. 첫째가 인물이다. 그래서 각 정당이 ‘새로운 피’ 수혈에 나서는 것이다.

인재 영입이란 말이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6년 15대 총선부터라고 한다. 당시 여권은 김문수와 이재오 등 운동권 인사와 ‘모래시계 검사’로 인기를 얻은 홍준표 등을 영입했다. 야권은 천정배·정동영·추미애·신기남 등을 내세워 맞대응했다.

인물이 개인적인 측면이 강한 내부 요인이라면, 구도는 정당이 펼쳐 놓은 것이기에 외부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후보가 일대일 대결 구도라면 ‘경우의 수’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다자 구도라면 당락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제 시동을 걸기 시작한 야권발 정계 개편 향방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통합이냐, 분열이냐에 따라 총선의 운명이 달라진다.

▲바람이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지난 대선 땐 촛불 민심이 정권교체의 일등 공신이 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맹위를 떨쳐 여권의 싹쓸이에 기여했다.

내년 총선에서도 바람은 분다. 이번엔 내풍이 아닌 외풍이 주도할 것 같다.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발생한 일풍(日風)과 미사일 발사 등이 몰고 온 북풍(北風)이다. 이 양풍(兩風)은 동시에 총선을 향하고 있지만,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 훈풍이면 또 다른 누구에게 삭풍이 될 것이다.

북풍은 그전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지만, 일풍은 처음 선보이는 신풍(新風)이다. 정치권이 일풍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래서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놓고 논란이 거셌던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현재로선 일풍이 북풍보다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극일(克日)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여·야 희비가 갈릴 것이다.

▲선거 승리의 3요소는 민심을 낚기 위해 정치권이 구상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무엇에 비중을 크게 둘지는 어디까지나 유권자의 몫이다.

하지만 인물이 우선이길 바란다. 막대기만 꽂으면 된다는 소리가 다시 나올까 봐서다. 어떤 구도를 형성하든, 어떤 바람이 불든 인물 간 진검승부가 펼쳐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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