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실 작가, 30일까지 개인전 ‘오늘 잘 놀았어’
“몸을 제 맘대로 가눌 수 없어도 신체의 일부가 분리된 적은 없다.”
나이가 들어 일어서는 것 조차 버거운 노인들이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 전영실 작가의 말이다.
전 작가는 요양원에서 걷거나 서 있는 노인들을 주로 그린다. 마음껏 움직이고 싶은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작품에 몸과 마음의 모습까지 그려 넣었다.
이런 작가의 작품을 30일까지 이도1동 주민센터 갤러리 둘하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주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해 미술교사로 35년 간 활동하다 처음으로 마련한 개인전으로 ‘오늘 잘 놀았어’가 이번 전시회 주제다.
작가가 노인들을 그리기 시작한 건 친정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함께 생활하면서 부터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도망치려고 발버둥쳤지만 갈 곳이 없음을 알고 치매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어머니에게 다가가 매일 놀자고 하자 어머니는 그제야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훌훌 벗어버리고 놀기 시작했다. 노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그의 어머니는 치매에 이르러서야 놀 수 있었다.
작가는 이 모습을 작품에 녹여냈고, 더불어 요양원에 노인들도 담아낸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삶의 노고로움과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몸짓과 그 마음을 드로잉과 회화 작품으로 표현한 41점의 작품이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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