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수형인에 사상 첫 '형사보상' 결정
제주 4·3수형인에 사상 첫 '형사보상' 결정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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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총 53억원 보상 결정…억울한 옥살이 18명 수형인 청구한 금액 대부분 인용

70년 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제주4·3사건 생존 수형인들이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제주지방법원은 형사2(부장판사 정봉기)21일 불법 군사재판 재심을 통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임창의씨(99·) 4·3생존수형인 17명과 별세한 현창용씨(88)에게 총 534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형사보상 결정을 내렸다.

제주지법은 4·3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형사보상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 생존 수형인들이 청구한 금액을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이 인정한 최대 청구금액은 147000만원, 최저 청구금액은 8000만원이며, 총 청구금액은 534000만원이다.

이들 수형인들은 194812월과 19497월 두 차례 군사재판(군법회의)에서 내란죄 또는 이적죄라는 죄명이 씌워졌다.

당시 제주지역에는 교도소가 없어서 1년에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은 사람들은 서대문·인천·대구·대전 등 전국 형무소에 분산·수감됐다.

1999년 발견된 수형인 명부(2530)에 따르면 사형 384, 무기징역 305, 나머지 1841명은 징역 1~20년을 선고받았다. 수형인 대다수는 1950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집단 처형되거나 행방불명됐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수형인 18명은 지난 117일 재심 청구사건 선고공판에서 공소기각 판결로 무죄를 인정받았다.

수형인과 가족, 유족 대표단 등은 지난 222일 제주지법을 방문, 재심사건 공소기각 결정에 따라 형사보상 청구서를 제출했다. 제주지법은 6개월 만인 21일 형사보상을 결정했다.

제주지법은 형사보상법에 따라 1일 보상금은 2019년 최저임금법상 일급(日給) 최저금액(66800)5배인 334000원을 구금기간에 일괄 적용했다. 수형인들은 1일 보상금에 옥살이 한 날짜를 곱한 금액을 보상금으로 받게 될 예정이다.

4·3당시 군사재판에선 기소장과 공판조서, 판결문 등 재판기록이 없는 가운데 많은 도민들은 재판정에서 호명을 당한 후 일률적으로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농민과 어민, 학생, 부녀자들도 중범죄에 해당되는 내란죄가 적용됐다.

변호인 측은 수형인 가운데 사망자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 진술기록이 없고,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할 수 없어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군사재판의 일괄 무효를 담은 4·3특별법 개정안의 통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유족들을 달랬다.

국회에서 1년 반 동안 계류 중인 4·3특별법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한 희생과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보상을 해주도록하고 있다.

제주도가 추산한 보상비는 11385억원이며, 지급대상은 희생자와 유족을 포함, 73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4·3사건에 대한 피해 배·보상은 미완의 과제로 남은 가운데 생존 수형인들의 형사보상금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