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우로 농촌 들녘 시름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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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당근 등 파종했으면 침수 피해
파종 안하면 시기 놓칠까봐 '애 타'
제주도 동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 된 2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소재 한 당근밭이 갑자기 내린 폭우에 잠겨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제주도 동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 된 2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소재 한 당근밭이 갑자기 내린 폭우에 잠겨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풍년을 기대해야 할 추석을 앞두고 가을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촌 들녘이 시름에 잠겨있다.

제주지역은 지난 8월 27일부터 일주일 내내 가을장마가 이어졌고, 호우경보가 발령되는 등 여름철 못지않은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감자와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마늘 재배 농가들은 이미 파종했으면 침수 피해로, 파종을 하지 않으면 시기를 놓칠까봐 근심이 커지고 있다.

부지성 구좌읍 세화리장은 “파종이 끝난 당근 밭이 물에 잠기면서 비가 그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특히, 감자는 오는 9월 20일까지 파종을 못하면 찬 기운에 새싹이 올라오지 못하고 땅 속에서 썩어버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부 이장은 “동부지역에서 감자농사를 많이 짓는데 이번 폭우로 파종을 못하면 월동무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비 날씨로 수확과 생산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문영범 대정읍 상모1리장은 “지난주 쏟아진 폭우로 침수됐던 밭에 물이 빠지는가 싶더니 또다시 비가 내리면서 파종이 끝난 감자와 양배추는 수확량이 30% 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가을 햇볕을 잘 받아야 당도가 높아지는 노지감귤은 잦은 비로 수분 흡수율이 높아 껍질이 벗겨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습한 날씨로 병해충 피해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농가 현장을 방문, 밭작물과 노지감귤에 대한 침수 및 유실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감자와 당근, 조생 무 등 3개 작물은 이번 가을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술원은 성산·구좌·표선 등 동부지역 800㏊ 면적에서 감자 파종이 진행 중인 가운데 160㏊(20%)는 유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근은 1380㏊ 면적에서 파종이 끝났고 현재 500㏊(36%)에서 침수 및 유실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허영길 농업기술원 농업재해담당은 “가을 폭우로 밭작물 중 감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 같다”며 “감자는 9월 중순까지 파종을 못하면 시기를 놓치게 되고, 금주에 재 파종을 하려고 해도 남아있는 종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역에서는 시간당 최고 86㎜의 가을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침수됐다.

제주지역은 2일 오전 10시 호우특보가 해제됐지만 지난 1일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은 구좌 224㎜, 송당 218㎜, 애월 93.5㎜, 제주 51.8㎜, 서귀포 31.2㎜, 한라산 성판악 120.5㎜를 보였다.

폭우로 인해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는 도로 침수로 화물차가 고립돼 운전자가 119대원에 구조되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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