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가을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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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장마는 ‘여름철에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뜻한다. 한반도 근처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기상 현상이다. 오호츠크해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동북 기류와 북태평양에서 날아오는 따뜻하고 습한 서남 기류가 충돌해 생긴다. 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발생해 여름장마라고도 한다.

아직까지 그 어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순우리말인지 한자어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게다. 한자 ‘길 장(長)’과 ‘물’의 옛 우리말인 ‘맣’의 합성어라는 설이 나돈다. 고대 산스크리트어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같은 의미의 한자어론 매우(梅雨)와 임우(霖雨) 등이 있다.

▲장마는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1300㎜)의 40% 이상의 비를 약 한 달 동안 뿌린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특성을 가진다. 때론 강풍, 뇌우를 동반해, 그 위력으로 엄청난 피해를 남기기도 한다. 산사태, 시설물 붕괴, 하천범람 등이 뒤따르는 게다.

올해 제주지방 장마는 평년에 비해 6, 7일 늦은 6월 26일 시작됐다. 반면 제5호 태풍 ‘다나스’가 북상하면서 1, 2일 빠른 7월 19일에 끝났다. 허나 강수량은 475.3㎜로 예년(398.6㎜)보다 많았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침수 등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최근 들어 가을장마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이례적으로 큰비가 내렸던 2012년 가을장마 때문인 듯하다. 통상적으로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에 나타난다. 중국 쪽으로 올라간 장마전선이 시베리아 고기압과 부딪쳐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발생한다.

기상청의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여름장마와 생기는 원인은 비슷하다. 다만 기간이 짧고 강수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여름장마에 비해 많은 비를 내릴 때도 있다. 특히 태풍과 만나는 경우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 여름장마보다 그 피해가 심할 수도 있다.

▲가을 문턱, 제주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달 27일부터 가을장마가 이어지면서 일주일 내내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을장맛비는 이번 주까지 지속되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 후반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제주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안 그래도 가을장마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풍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1년 농사를 망칠 판이다.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는 속담이 절로 생각난다.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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