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농사 초창기 영농기록 담긴 일기장 ’관심‘
감귤농사 초창기 영농기록 담긴 일기장 ’관심‘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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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토평동 오봉국씨, 1949년부터 쓴 일기장 감귤박물관에 기증

“일제가 패망하기 몇 해 전 일본인으로부터 부친이 받은 감귤나무 2그루를 콩밭 한켠에 심은게 게 엊그제 같은데….”

초창기 감귤 농사와 관련된 영농 기록이 담긴 일기장이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거주하는 오봉국씨(86)는 중학교 2학년이 되던 1949년 9월부터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씨의 일기장에는 학창시절 이야기도 담겼지만 대부분이 감귤농사와 관련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매일 매일 그날의 날씨와 비료와 농약 등 농사 물품 구입비 내역, 방재 및 시비, 제초작업은 물론 감귤 수확과 저장, 판매 과정 등 감귤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빼곡이 담겼다.

오씨는 군 생활 3년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감귤농사를 지으며 겪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일기장에 써내려갔다.

해가 지날 때 마다 차곡차곡 쌓인 ’감귤 영농일기‘는 지난해까지 총 63권.

오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감귤박물관에서 감귤 농사와 관련된 자료르 모은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일기장을 기부하기로 했다.

5일 오후 토평동 자택에서 만난 오씨는 “평생 감귤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에 일기장 내용 대부분이 감귤에 대한 것”이라며 “집에 두는 것 보다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박물관에 기증하는게 좋다고 판단했다”며 일기장을 박물관에 기증한 사유를 설명했다.

부친을 도와 농사를 짓던 초창기 오씨는 감귤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어 일본에서 전문지를 구입해 공부했다.

“나무가 귀해 접을 붙이는 일이 매우 중요했어. 접을 붙이는 비닐이 없어 억새로 순을 묶었고 비가 오면 물이 들까 노심초사 하면서 소라껍데기를 순 위로 올려 비를 막았지.”

남보다 부지런했던 오씨의 감귤원은 1960년대 3300㎡에서 1980년대에는 2만6000여 ㎡로 늘었다.

오씨는 감귤을 팔아 집을 짓고 과수원도 늘리며 5남매를 공부시키며 70대 중반까지 감귤원을 관리했다.

자식들에게 땅을 물려줌과 동시에 농사에서 은퇴했지만 지금도 자식들에게 영농 자문을 해주고 있다.

한편, 서귀포시 관광지관리소(소장 김희훈)는 6일 오후 감귤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오씨의 일기장 기증식을 갖는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