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곳곳에 피해가 잇따랐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링링’은 이날 오전 3시 고산 서쪽 약 110㎞ 부근 해상을 통해 제주를 통과한 후 오전 9시 목포 서북서쪽 약 150㎞ 해상을 거쳐 서해안을 따라 시속 37㎞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최초 약한 소형급 태풍이었던 ‘링링’은 북상 중 세력이 강해지면서 제주를 통과하는 7일 오전에는 중심기압 960hPa(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 초속 39m, 강풍반경 370㎞인 강도 ‘강’급 중형 태풍으로 발달했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제주 전역과 제주도 전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 7시까지 제주지역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한라산 윗세오름 374㎜, 어리목 315㎜, 사제비오름 369㎜를 비롯해 제주(북부) 104㎜, 서귀포(남부) 60.4㎜, 성산(동부) 46.2㎜, 고산 40.4㎜ 등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한라산 윗세오름에 초속 39.3m를 비롯해 고산 37.7ｍ, 제주공항 31.2ｍ, 구좌 28.5ｍ 등 제주 전역에 초속 20~30m 상당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제주에는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35분께 서귀포시 서호동에서 하우스 2동이 파손되면서 인근 주택을 덮쳐, 주택 거주자가 임시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날 오후 11시7분에는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공사장 펜스가 강풍에 넘어지면서 주변 차량과 주택 담장이 파손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6일 오후 8시53분에는 제주시 현경면에 위치한 등대에서 관광객 1명이 고립됐다 해경에 구조됐고, 서귀포시 서귀동과 성산읍 고성리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추면서 6명이 내부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119에 의해 구조됐다.
6일 오후 10시37분에는 서귀포시 한 식당이 빗물에 침수되고, 7일 오전 3시33분에는 제주시 이도1동의 건물 지하가 물에 잠기면서 소방당국이 배수지원에 나섰다.이 외에도 제주시 노형동 등에서 가로수가 도로로 쓰러지거나 신호등이 강풍에 꺾이고, 건물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6일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인명구조 2건, 배수지원 3건, 안전조치 87건 등 총 92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50분 기준으로 1만57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 법환동과 서귀동, 대정읍 일과·안성리, 영락리,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 등이다.
이번 정전은 강풍에 의해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이 즉시 복구작업에 돌입한 결과 6시50분까지 1만여 가구에는 전기공급이 재기됐지만 나머지 5700여 가구는 아직도 정전피해를 겪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과 높은 파도가 일면서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통제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6일 제주에서 군포로 향할 예정이었던 이스타항공 ZE304편이 결항된 것을 시작으로 이날 하루에만 출발 42편, 도착 53편 등 항공편 95편이 결항돼 탑승객 3400여 명이 제주에 발이 묶였다.
해상 역시 6일 오후 제주를 기점으로 한 모든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태풍 피해가 잇따름에 따라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13새 협업부서를 비롯해 경찰청, 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해병대 9여단 등 재난관리책임기관과 상황근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주지역이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7일 오후까지 초속 20m 내외의 강한 바람과 함께 20~60㎜, 많은 곳은 150㎜가 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